법적으로는 독립된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그룹에 대해 세부담을 경감시켜주는 연결납세제도가 국내에 도입된다. 이에 따라 대기업들에 대한 지주회사로의 전환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만수(사진) 기획재정부장관은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엄에서 개최된 ‘제42회 납세자의 날’행사에 참석, 치사를 통해 새정부의 경제정책방향과 조세개혁추진의지를 강조하면서 “기업과세제도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선진화해 나가겠으며 이를 위해 연결납세제도를 새로이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연결납세제도는 한 회사가 다른 회사의 주식소유를 통해 기업집단을 형성하고 모회사 중심의 관리지배 아래에서 경영이 집중되는 현상이 세계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현재 21개국이 도입,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기업집단 내에 있는 각 회사의 순이익과 순손실이 상쇄돼 손익이 통산된다. 즉 법적으로는 독립된 각 회사의 손익이 마치 지점·공장 등 사내 사업소 단일법적주체의 손익처럼 간주돼 세금을 납부하게 된다. 또 기업집단 내의 회사간 자산양도 등의 내부거래에 의한 양도손익의 과세를 기업집단 외의 양도시점까지 연기하는 과세이연도 수반된다.

허용석 재경부 세제실장은 “올해 세제개편안이 만들어지는 7~8월쯤 연결납세제도 세부안을 만들어 발표하겠다”면서 “이 제도가 도입되면 각 기업들에는 자회사와 모회사간의 세금을 합산해 과세되기 때문에 세부담이 상대적으로 완화돼 투자활성화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도형 재경부 조세정책국장은 “세제혜택이 부여되기 때문에 각 대기업들이 지주회사로 전환하기가 용이해질 것”이라며 “외국도 조세제도 선진화 차원에서 연결납세제도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대한상의는 이명박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제도 도입을 요구했으며, 주한유럽상공회의소도 외국계 기업의 한국투자 저해요소로 이 제도의 미 시행을 꼽았다. 그러나 지난 2005년 정부가 부실기업에 대한 불법지원 우려와 세수부족 등의 요인을 들어 보류돼 왔다.

권선무기자 yoyo11@munhwa.com

◆ 연결납세제도(Consolidated Tax Return) = 법률적으로 독립돼 있지만 경제적 또는 실질적으로 결합돼 있는 대기업그룹을 하나의 법인으로 간주해 과세하는 세제. 주식소유에 의해 지배·종속관계에 있는 모회사와 자회사가 법률관계에서는 독립적이지만 경제적으로는 단일조직체와 동일하다는 경제결합관계를 배경으로 하며 개별법인의 손익 또는 세액을 집단으로 합산, 과세한하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