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표준지 공시지가가 전국적으로 9.6% 오른 가운데 앞으로 매년 5%포인트씩 과표적용률이 증가해 보유세 부담이 지속적으로 늘어난다. 부동산 보유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투하되는 ‘세금 폭탄’의 위력과 강도도 계속해서 커질 전망이다. 이에따라 집과 땅을 갖고 있는 부동산 보유자들의 불만도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건설교통부와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재산세 과표적용률은 65%로 지난해 60%와 비교해 5% 포인트 증가했다. 정부는 매년 5%포인트씩 과표적용률을 늘려서 오는 2015~2017년까지 시가의 100% 수준으로 맞출 방침이다. 이는 노무현 정부가 지난 2005년에 입안했던 8·31부동산종합대책에 따른 결과다. 당시 노 정부는 재산세 과표 적용률을 2008년부터 매년 5%포인트씩 올려 2017년 100%가 되도록 설계했다. 종부세도 매년 10% 포인트씩 올려 2009년 100% 수준으로 맞췄다.

건교부가 28일 발표한 표준지 공시지가는 토지와 임야, 상업용지등에 대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는데 기준이다. 오른 시세를 반영한데다가 과표적용률 역시 늘어나 부동산 보유자들은 이중으로 세부담이 늘어나게 됐다.

오는 4월말 집에 부과되는 재산세와 종부세의 기준이 되는 기준시가도 표준지 공시지가와 같은 과표적용률이 적용되면서 국민 세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지자체에서 세부담 상한선(재산세 1.5배, 종부세 3배)을 적용한다고 해도 매년 5%씩 상승하는 과표적용률은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일대 고급 아파트 단지에는 ‘살자니 재산세, 팔자니 양도세’, ‘재산세·양도세 인하하라’등의 내용의 플래카드가 곳곳에 붙어있다. 보유세 부담 증가로 최근에는 서울 강북지역에서도 불만이 치솟고 있다. 건교부가 제시한 사례를 보면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149.8㎡ 대지는 지난해 53만5200원의 보유세를 내면 됐지만 올해는 69만600원을 내야한다. 상승률로 따지면 무려 29%다.

올해 공시가격 상승폭이 가장 컸던 인천시의 경우 서구 오류동의 1380㎡짜리 대지의 공시가격이 지난해 4억9800만원에서 올해 6억900만원으로 22.3% 오르면서 보유세 부담도 1년새 56.9%나 뛰었다. 오른 공시지가는 토지뿐 아니라 건물 시가표준액을 합해 오피스텔과 일반 상가, 건물과세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이들 부동산의 재산세와 함께 증여세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제교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