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송업체 S해운의 권력기관 로비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부(김대호 부장검사)는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이 S해운 세무조사 무마를 위해 2004년 당시 지방국세청장이던 K씨를 통해 로비를 했다는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하고 진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의 전 사위 이모씨를 최근 소환해 “정 전 비서관이 2004년 2월2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A호텔 커피숍에서 K씨를 만나 ‘사위 회사가 세무사찰을 당했는데 해결해 달라’고 부탁했으며 세무사찰이 마무리된 후 K씨가 정 전 비서관에게 ‘세무조사가 잘 마무리돼서 다행이고 앞으로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했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S해운의 2004년 당시 세무조사 자료를 분석해 로비 정황이 확인되는 대로 K씨를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또 이른바 ‘로비 리스트’에 나오는 인물 가운데 국세청 고위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004년 당시 S해운에 대한 세무조사를 맡았던 국세청 직원들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이들의 소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검찰 조사에서 S해운 측으로부터 세무조사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전면 부인함에 따라 정 전 비서관의 금융계좌를 추적하고 있다.

한편 이씨는 S해운 측으로부터 로비 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2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김백기기자 bki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