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부동산 투기 및 위장전입, 편법 증여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통합민주당 등 야당은 박 후보자에 대해 자진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박 후보자 부부가 지난 80년 매입한 제주도 땅에 대한 투기 의혹이 새롭게 제기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27일 오후 예정돼 있으나 민주당은 불참을 통보한 상태다.

김영대 민주당 의원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박 후보자 배우자인 정모씨의 제주도 토지매매 건을 분석한 결과 부동산 투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제주도 개발 붐에 편승, 수십배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보여진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88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 일대 밭과 임야 4만여㎡를 지인 4명과 공동 매입했다. 당시 토지 거래가격은 3.3㎡(한평)당 몇천원이었으나 2002년 14만8000원(총가액 18억1000만원)에 팔아 최소한 수십배의 시세차익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김 의원은 “정씨를 포함해 구입자의 거주지는 모두 서울로, 제주에 임야와 전답을 구입한 것은 투기 목적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에 대해 “저와 친지 4명이 노후에 농장을 경영하면서 함께 생활하기 위해 공동으로 구입했다”며 “2001년 공동명의인 한 분이 사망해 유족측이 돈이 필요하다고 해 공동명의 토지를 2002년 6월 일괄 매도했을뿐”이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26일 건설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박 후보자와 남편 정씨가 99년 3월 인천 계양구 서운동 142-26, 142-27 밭 3276㎡를 7억원에 매각하는 등 99년부터 9년간 모두 45건의 부동산을 거래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제주도 땅 매매가 34건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매수자가 여려 명으로 나눠 등기를 한 것으로 실제로는 1건”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자에 대해서는 농지를 증여받기 위해 위장전입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박 후보자는 83년6월 부친으로부터 인천 북구(현 계양구) 서운동의 논 4010㎡를 증여받을 당시 주소지가 북구 서운동 29로 등기부에 나타나 있으나 며칠 뒤 전에 살던 서울 종로구 평창동으로 이전했다. 박 후보자 측은 이에 대해 “박 후보가 장인으로부터 땅을 증여받기 위해 주소지를 이전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박 후보자는 이밖에도 경기 김포 농지 3817㎡ 매입에 대해 농업인만이 구입할 수 있는 절대농지를 구입,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박 후보자가 이에 대해 “김포에 살던 친척이 농사를 짓고 있다”고 해명한 것이 거짓으로 드러나 논란이 커진 바 있다. 박 후보자는 이외에도 장남의 14억원대 아파트 구입에 대해 편법증여 의혹을 받고 있다. 박 후보자는 또 94년 종합토지세 16만6750원을 체납했다가 96년 납부한 사실이 확인됐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