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차기 대통령이 공약해온 ‘작은 정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의 기능과 부처 그 자체의 축소 조정에 못지않게 공공기관에 대한 일대 수술 역시 시급하다는 것이 우리 판단이다. 정치권의 정부조직 개편 논의가 마무리된 현 단계에서 공공기관운영법이 제1 공공기관으로 분류하고 있는 공기업의 환골탈태가 후속 국정과제라고 믿는 것도 그 때문이다.

공기업의 경영을 합리화하고 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해 대(對)국민 서비스를 증진시키기 위한 최선의 대안이 민영화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미 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21일 개최한 정책토론회 ‘늦출 수 없는 결단, 이제는 민영화다’를 통해 각 대학의 경제·경영·행정·법학 교수 135명 가운데 87%가 차기 정부의 민영화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는 1월 중순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또 노무현 정부가 민영화를 사실상 백지화한 조치에 대해서는 혁신 유도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적절했다는 응답이 그보다도 높은 89%선이다.

같은날 감사원의 전국 80개 공사·공단 예산집행 실태조사 결과도 민영화가 대안임을 말해준다. 감사원에 따르면 조사 대상 공기업은 누적 적자를 방치하고 있음은 물론, 국민복지 증진이라는 ‘존재의 이유’조차 외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민간에서 수행할 수 있는 주차장, 휴게소 사업 등에 분별없이 참여했다가 손실을 보는 것은 비근한 예일 따름이다. 국민을 위한 공공기관으로서의 본령은 외면하지만 임직원 복리후생에는 더없이 후한 것도 공기업 역주행의 또 한 단면이다.

미래경영개발연구원이 이날 ‘공공기관 재무현황’을 분석해 공개한 21개 공기업의 자기자본 순이익률은 4.73%로 우수 기업의 3분의 1에도 못미친다고 지적한 대목 또한 바른사회시민회의의 주장 그대로 민영화 결단을 더 늦출 수 없음을 반증한다. 공기업의 부채 규모는 100조원대에 이른다. 우리는 “공기업의 미래·비전을 생각할 때 걱정스럽다”는 연구원의 우려에 공감하며 또 실기하기 전에 민영화 의지를 추슬러야 한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