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충남 아산 현대모비스 물류센터에서 지난 20일 여러 대의 랙포커 장비들이 14m 높이에 달하는 하이랙(고층 선반)을 오르내리며 자동차 부품을 출납하고 있다. 아산 = 김호웅기자

‘현대·기아자동차의 든든한 후방지원 부대’

불과 40여년 만에 세계 6위의 자동차 기업으로 우뚝 선 현대·기아차의 뒤에는 현대모비스가 있다. 전 세계 생산거점에 동반 진출해 자동차 핵심모듈과 부품을 차질 없이 공급하는 것은 물론, 각종 신기술 개발을 통해 완성차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차의 든든한 후방지원 부대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지난 20일 충남 아산시 영인면 현대모비스 아산물류센터를 찾았을 때 거대한 창고 안에서는 전 세계 200여개국으로 공급하는 각종 자동차 부품의 출고작업이 한창이었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랙포커(Rack Folker·일종의 이동식 엘리베이터 장치로 높이 적재해 놓은 부품을 출납하는 기계)가 쉴 새 없이 6층 높이의 창고를 오르내리며 필요한 자동차 부품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기존 물류센터는 7m 높이까지 랙(선반)을 설치할 수 있었지만 아산물류센터는 랙포커를 이용해 부품을 출납하기 때문에 14m 높이로 랙을 쌓아 공간 활용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

송상훈(39) 아산물류센터 운영팀장은 “기존 지게차는 작업반경이 크고 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높이가 제한돼 있었지만 랙포커 장비를 이용하면 좁은 공간에서도 효과적으로 필요한 부품을 출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산물류센터에 보관 중인 자동차 부품은 무려 16만5600여개. 손가락만한 작은 부품에서부터 엔진, 범퍼와 같이 사람의 힘으로 운반하기 어려운 대형 부품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서 요청한 부품을 차질 없이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작은 부품을 보관 중인 빈랙(Bin Rack)에서는 개인정보단말기(PDA)를 손에 든 직원이 선반 위에 표시되는 부품의 고유번호와 수량에 따라 해당 부품의 바코드를 스캐너로 읽고 있었다.

과거에는 개별 부품이 입고될 때 문서로 된 납품표와 저장지시서를 맞춰 직원이 일일이 기록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시간과 인력이 많이 소요됐다.

지금은 전산화된 작업 시스템 덕분에 부품의 출고지시와 동시에 해당 부품이 있는 선반에 불이 들어오고 필요한 부품의 종류와 수량까지 정확히 표시된다. 직원은 스캐너로 바코드를 읽어 중앙컴퓨터에 전송하기만 하면 해당 부품을 어떻게 처리할지 바로 지시가 내려온다.

이정기(48) 아산물류센터장은 “이 같은 실물 바코드 시스템과 제품 이동 시 자동으로 정보를 인식하는 전자태그 인식시스템(RFID), 저장 위치 및 출납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디지털 피킹(Digital Picking) 시스템 덕분에 재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신속하게 부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6월 완공한 아산물류센터는 전국에 산재해 있던 국내물류와 수출물류를 통합하고 현대차 부품과 기아차 부품으로 나뉘어 있던 물류체계를 하나로 통합, 운영함으로써 효율적인 물류운영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탄생했다.

전 세계 부품 수요에 맞춰 입고에서부터 저장, 출납은 물론 포장과 발송에 이르는 작업이 체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아산물류센터는 현대모비스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의 전진기지로 불린다.

이 센터장은 “전 세계 어디에서든 현대·기아차의 부품을 필요로 하는 고객에게 빠른 시간 내에 정확하게 부품을 공급하는 것이 아산물류센터의 역할”이라며 “첨단 시스템의 구축으로 부품의 손·망실을 미연에 방지하고 적정 재고를 유지하는 등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해졌다”고 소개했다.

아산 = 이동현기자 offram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