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15명 장관 후보자 중 이춘호 여성부, 박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를 제외한 13명 가운데 5명이 병역면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후보자의 병역 면제율은 38.4%로, 최근 10년간 일반 국민의 면제율 4.1%보다 무려 9.4배나 많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후보자는 1970년 무종(재신체검사 대상)으로 분류돼 귀가한 뒤 재검을 통해 74년 보충역으로 편입됐다. 이후 입영을 기다리다 75년 장기대기라는 이유로 소집면제됐다. 정 후보자의 장남은 위절제술이라는 질병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22일 “정 후보는 ‘본태성 고혈압’으로 재검 대상이 된 뒤 입영을 기다리다 소집면제됐고, 장남은 십이지장 천공수술이라는 큰 수술을 받아 면제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는 71년 징집연기된 뒤 74년 보충역으로 편입됐다. 원 후보자는 76년 제2보충역(무종)으로 판정된 뒤 76년 질병을 이유로 소집면제됐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징병검사를 연기한 뒤 69년 입대했다 귀가조치됐다. 이후 70년, 71년 두 차례 재신검 대상으로 분류됐다 73년 보충역으로 편입된 뒤 76년 고령(당시 31세)을 이유로 소집면제됐다. 김경한 법무장관 후보자는 독자로 70년 보충역에 편입된 뒤 75년 고령(당시 31세)을 이유로 소집면제됐다. 이영희 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62년 입대한 뒤 1년6개월 만인 63년 7월 귀휴했으나 병역사항 신고서에는 귀휴 사유가 명시되지 않았다.

반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정운천 농수산식품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병장으로, 유명환 외교통상부,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중위로 만기제대했다.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후보자는 34개월 동안 대체 군복무를 했다. 이춘호 후보자의 장남(36)은 2006년부터 뒤늦게 공익근무를 하고 있고, 유인촌 후보자의 차남(20)과 정운천 후보자의 아들(20)은 외국유학 중이어서 징병검사를 연기한 상태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