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의 장관 후보자와 가족들의 재산 가운데 외제 승용차 또는 골프회원권 보유가 유난히 두드러진다. 후보자들이 신고한 재산내역에 따르면 모두 21대의 자동차중 7대(33.3%)가 도요타·혼다·푸조·아우디 등의 외제차이기 때문이다. 골프회원권 보유도 16명중 6명으로 역대 내각과 견줘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시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결론부터 말해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수입차 시장 개방 등 과거와 평면비교하기에는 시대상황이 달라졌음을 감안하더라도 부자내각에 대한 거리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곧 들어설 이명박 정부를 내심 지지하는 보수시민단체들도 논평 자체를 꺼리고 있다.

전희경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실장은 “회원권의 경우 레저나 여가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면서 공직자 외에도 소유한 사람은 많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투자 등 다른 목적으로 상식 이상의 골프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다면 새롭게 처신해야 할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이대영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은 “가뜩이나 양극화로 인한 서민생활이 어려운데 장관들이 사치품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새정부 출범 조각이 아니라고 한다면 상당히 많은 사람이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주부 최승례(여·37)씨는 “이렇게 초호화 생활을 하는 부자장관들이 서민들의 마음을 잘 이해해 줄지 걱정된다”며 “‘홀아비 마음은 과부가 안다’고 비슷한 처지에 있어봐야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해 줄텐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박세규(29) 초등학교 교사도 “호화생활을 누리는 사람들이 장관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좋게 보이지 않는다”며 “젊은 사람 입장에서는 아파트 한 채 구입하는 것도 힘들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인터넷 공간에서도 이명박 정부가 그야말로 최상류층 문화를 즐기는 지도자들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는 25일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리는 외빈 초청 만찬에서는 이 당선인이 평소 애호하는 와인 수십병이 등장할 예정이다. 만찬의 공식와인으로 제공되는 ‘클로 뒤 발 카베르네 쇼비뇽’(미국 캘리포니아산 레드와인), ‘루이 라투르 푸이 퓌세’(프랑스 부르고뉴산 화이트와인) 등은 인터넷 소매가 기준으로 한 병에 7만~9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제차와 골프회원권 보유에 대한 다소 차가운 시선은 만찬 와인에 와서 적잖이 누그러지는 것 같다.

물론 역대 대통령 취임식때 등장했던 민속주를 떠올리며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도 사회 일각에서 제기된다.

조민진기자 wayto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