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캐릭터산업을 대표할 수 있는 토종 캐릭터에는 어떤 게 있을까.

12일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만화가 김수정씨의 대표작인 ‘아기공룡 둘리’는 아직까지 인기몰이를 계속하고 있는 토종 캐릭터의 대표로 평가받고 있다. 1983년생이니 25년 넘게 생명력을 유지해온 셈이다.

1976년생 로버트 태권V 역시 우리나라 대표 캐릭터 중 하나. 최근 애니메이션 원화 디지털 복원 작업이 이뤄진 데 이어 실사영화 작업이 추진되는 등 꾸준한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2003년생 뽀로로도 인기만점이다. 아이코닉스 엔터테인먼트의 3차원(D)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의 캐릭터로 40여개국에 수출됐다.2000년생 엽기토끼 마시마로는 초고속인터넷 붐과 함께 탄생한 캐릭터. 인터넷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그 인기를 바탕으로 각종 캐릭터 상품이 쏟아져나왔다.비슷한 시기에 나온 딸기와 뿌까는 기획 캐릭터의 대표적인 성공사례. 둘리·로버트 태권V·뽀로로 등 다른 캐릭터가 주로 애니메이션·만화·게임 등의 인기를 등에 업고 주목을 받았다면 이들은 캐릭터 상품 전용으로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김진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산업진흥본부장은 “둘리나 로버트 태권V가 20~30년 이상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게 국내에선 희귀 사례에 속하지만 해외에서는 100년 가까이 인기를 누리는 캐릭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의 동화작가 비아트릭스 포터가 지난 1893년 탄생시킨 피터 래빗은 아직도 전세계 어린이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미국 월트디즈니가 만든 미키마우스(1928년생)는 전세계 캐릭터의 왕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본 만화가 데쓰카 오사무가 만든 아톰(1951년생)도 50대 후반에 접어들었으며, 미국 스누피(1958년생)와 푸우(1964년생), 일본의 키티(1974년생) 등도 장수 캐릭터로 꼽힌다.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