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는 ‘제2의 창조’입니다.”

제훈호(50) 한국e스포츠협회 상임이사(SK텔레콤 스포츠단 소속)는 21일 “게임 개발 자체가 첫 번째 창조를 하는 것이라면 e스포츠는 게임이라는 원천 소스을 응용해서 두 번째 창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어느 나라보다 적극적으로 정보기술(IT) 도입에 나선 우리나라가 응용에 능한 강점을 살려 전혀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는 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e스포츠라는 얘기다.

제 이사는 “우리나라에서 10년째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타크래프트’ 게임의 개발자인 빌로퍼가 우리나라 선수의 경기를 보면서 자신도 전혀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전략을 구사한다고 감탄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 같은 재미 속에 e스포츠 경기 현황 콘텐츠를 인터넷방송으로 본 시청자 수는 지난해만 해도 하루 평균 20만명. 인기 게이머가 등장하면 시청자 수는 80만명을 넘어선다.

제 이사는 “프로리그 전기 결승전 때는 5만명 이상이 직접 경기장을 찾는다”며 “이는 여타 스포츠와 비교해도 경이로운 기록”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대학에는 이미 e스포츠학과가 생겨 프로게이머 희망 학생을 받기 시작했을 정도로 e스포츠 열풍은 이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e스포츠 열풍의 축인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만든 미국 블리자드는 그 후속편을 만들면서 e스포츠를 겨냥해 제작하고 있다.

제 이사는 “e스포츠의 콘텐츠 가치를 확인했다”며 “올해부터는 각 프로게임단과 프로리그 관련 초상권, 성명권 등의 활용 계약을 통해 다양한 부대사업을 펼쳐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는 원소스 멀티유즈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TV(IP TV) 시대가 본격화되면 e스포츠는 더욱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IP TV와 e스포츠는 궁합이 잘 맞아 상호 성장을 돕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 이사는 “지난 10여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해온 e스포츠가 이처럼 대중화의 단계에 접어들면서 이제 게임에 대한 세대 간의 큰 시각차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며 “국제무대에서 종주국이라는 위상을 살려 나가면서 e스포츠를 올림픽 등과 같은 세계인의 잔치로 만들어 나가는 것도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