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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의 ‘3차 대전’이 임박했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수립 및 운영의 독립성 문제를 놓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한은이 한차례 공방을 벌인 가운데 한은 내부에서는 이명박정부 출범이후 정부와의 충돌 가능성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한은 직원들사이에서는 “지난 1988년과 1997년에 이어 3차 대전이 임박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못 비장한 분위기다.

한은 관계자들은 새 정부의 인적구성과 성향으로 미뤄 언제든 갈등이 불거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오는 4월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교체과정에서 ‘국지전’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4월 임기가 만료되는 강문수, 이덕훈, 이성남 위원 등 3명의 교체과정에서 정부가 한은의 통화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은과 재정경제부(옛 재무부)는 지난 1988년 노태우 정부시절 한은의 독립성 확보를 놓고 한차례 충돌했으나 재무부의 로비에 밀려 무산됐고 1997년에도 금융개혁안을 추진한 당시 재정경제원과 공방을 벌였었다. 두차례 대전외에도 크고 작은 국지전이 전개된 바 있다.

한은 간부를 지낸 금융권의 한 고위인사는 “규제완화를 주요 정책목표로 내세운 새 정부가 ‘관치금융’식 발상으로 통화정책에 간여하려 한다면 시장충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전면전’ 가능성을 낮게 봤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난을 겪어온 한은 관계자들은 긴장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한은은 오는 18일 해외 사무소장과 지역본부장, 집행간부들이 함께 인천연수원에서 1박2일 일정으로 확대연석회의를 갖는다.

매년 열리는 정례회의지만 임박한 ‘대회전’을 앞두고 자연스럽게 결의를 다지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의동기자 phil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