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이 대기업, 중소기업, 금융, 노동계 인사들을 잇달아 면담하면서 ‘경제 살리기’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오는 2월25일 새 정부 출범 전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반 다지기를 통해 취임과 함께 곧바로 경제 정책·공약을 실행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이 당선인은 3일 오후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중소기업 업종에 따른 수요자 맞춤형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선인은 이날 중소기업협동중앙회 초청으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중소기업 문제를 푸는 해법은 현장에 있다”며 “책상머리에서 나오는 정책이 아니라 현장에서 중소기업과 함께 하는 정책을 세우고 실행하겠다”고 말할 예정이다. 그는 이어 정부 역할에 대해 “기업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고 (친기업적인) 사회 분위기를 확산시킬 것”이라며 “또 기업이 창업하고 투자하는 데 필요한 ‘도우미’역할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할 것이라고 당선인 측은 전했다. 이 당선인은 또 “차기 정부는 원칙적으로 기업정책을 중소기업에 한정해서 펼칠 것”이라며 “대기업은 세계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경쟁하도록 하고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할 예정이다. 대기업에는 간섭도 지원도 하지 않되,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맞춤형 정책’으로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이 당선인의 평소 지론을 이날 간담회에서 밝힐 것이다.

곽승준(고려대 교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위원은 이와 관련, “9988, 즉 사업체의 99%, 전산업 인력의 88%를 고용하고 있는 것이 중소기업”이라며 “자금과 인력, 기술 등 각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부분에 맞게 맞춤형 정책을 만들어 중소기업을 살리겠다는 뜻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또 “대기업 협력 중소기업에 대해 자본 참여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국책은행 민영화를 통한 중소기업 지원기금 20조~30조원 조성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보증 공급 확대 ▲법인·상속세 인하로 기업의 자금부담 완화 ▲대형마트의 무분별한 확산 규제 ▲통행·통신·통관 등 3통(通)문제가 해결될 경우 북한 개성공단의 2, 3단계 사업 조기 시행 등 자신의 공약도 설명할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업계에서는 대통령과 중소기업 대표들의 간담회를 연 2회로 정례화할 것을 요청했으며, 당선인 측에서도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업계 대표들은 장관급 중소기업 지원조직을 마련해 줄 것을 당부했으나 인수위에서 진행 중인 정부 조직개편을 고려해 결정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고 당선인 측은 전했다.

이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28일 재계 총수들과 만나고 2일 국책·민간 연구소장들과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오는 8일쯤 금융인들과 만날 예정이며,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노동계 대표들과의 회동도 추진하고 있다.

김충남·심은정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