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경제1분과 간사에 내정된 강만수 전 재경부 차관은 “예산을 10%가량 절약해 확보된 20조원(2009년 예산 기준)의 절반 이상인 11조4000억원을 복지 및 농업·중소기업 지원등 양극화 해소에 사용하겠다”고 설명했다. 국민들의 추가 부담 없이 정부가 세금을 절약, 그 돈으로 사회의 약자를 보호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당선자 측은 이를 ‘따뜻한 시장경제’라는 국정철학을 실천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강조한다. 이 당선자가 9월 초 대선 출마선언과 함께 발표한 ‘따뜻한 시장경제’는 경제성장을 위해 규제를 없애고 무한경쟁은 보장하지만 어쩔 수 없이 나오는 탈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이 당선자는 또 가시적인 민생정책으로 소득공제 확대와 유류세 인하 등의 감세정책 등을 통해 1가구당 연 생활비를 520만원씩 줄여주겠다고도 약속했다. 중산층이 IMF 전보다 30%나 줄었기 때문에 중산층 확대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라는 것이다. 특히 사채에 신음하고 있는 신용 불량자 300만명 등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지 못하는 720만명의 금융소외자에 대한 신용회복을 약속했다. 이들의 금융전과를 없애주고 중산층으로 끌어들여야만 경제가 활력을 찾고 내수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것이 이 당선자의 생각이다.
◆세금을 아껴 양극화 해소에 사용한다 = 차기 정부의 세출 억제는 ‘작고 효율적’인 정부라는 중도·실용 정부의 이상적인 모습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복지예산 확보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하지만 참여정부를 비롯해 역대 정부가 경기 부양 등 각종 구실을 대며 세출을 늘려온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 당선자는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세출을 줄이게 한다는 것일까. 이 당선자는 공약집에 이 방법론까지 꼼꼼히 제시해놓았다. 일류국가비전위원회가 만든 이 당선자의 공약집에 따르면 차기 정부는 ▲예산동결 7조2000억원 ▲낭비요소 조정 6조8000억원 ▲최저가 낙찰제 확대 3조원 ▲공기업 민영화 및 민자확대 3조원 등으로 20조원의 예산을 절감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방법을 살펴보면 우선 매년 예산을 동결하고 정부 고위직을 없애며 난립한 위원회를 없앨 방침이다. 또 방만한 경영을 일삼는 공기업을 없애고 대형국책사업 가운데 수익성 있는 사업은 민자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 중복 존재하는 각종 기금 등도 통·폐합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균형 재정으로 참여정부 출범 이후 150조원 넘게 늘어난 국가채무를 현행 300조원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또 절감된 예산은 절반이 넘는 11조4000억원을 ▲복지증진 4조4000억원 ▲교육 1조6000억원 ▲FTA 대책 등 3조 ▲중소기업과 재래시장 육성 2조4000억원 등에 투입한다.
◆일자리 창출로 양극화를 근본부터 해소한다 = 이 당선자는 정부 지원 외에도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방법으로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으로 꼽고 있다. 이 당선자는 7% 경제성장이 되면 한 해 60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나고 결국 개인소득이 늘어나 양극화가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당선자가 당선 일성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반드시 살리겠다”고 강조한 것은 이런 맥락이다.
이 당선자는 지난 11월 양극화 해소 공약을 발표할 때 “진보정권 10년 동안 분배에 주력해 결과적으로 경제활력이 저하돼 분배상황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이 당선자는 상위 10%와 하위 10%의 소득 점유비 차이가 1996년 6.7배에서 2006년 14.9배로 2배 이상 늘어났다고 꼽았다.
이 당선자는 일자리 창출과 함께 세금도 깎아줘 서민층 살림살이가 나아지도록 하겠다고 말해왔다. 이 당선자는 우선 유리지갑을 가지고 있는 샐러리맨들의 근로소득세와 유류세 등 각종 세금을 절감해주겠다고 밝혔다. 이 공약은 박근혜 전 대표가 경선 때 발표한 공약을 당선자가 경선 승리 후 채택한 것이다. 세금이 이처럼 인하되면 서민 부담이 2007년 기준으로 4조2000억원이나 줄어든다. 이 당선자는 이처럼 줄어든 세수 4조여원은 7% 경제 성장으로 인한 기업 활동으로 늘어난 법인세 4조원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이 밖에 이 당선자는 기름값 통신비 고속도로 통행료 등 주요생활비 부담도 연 30%를 절감할 예정이다. 이렇게 절감된 생활비는 한 가구당 연간 530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김상협·권은중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