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제17대 대통령 당선으로 노무현 정부가 추진해온 행정중심복합도시와 혁신도시, 기업도시 등이 계획대로 진행될지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당선자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예정대로 추진될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서울시장으로 있었던 시절에는 사실상의 수도이전인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었다.

20일 정부에 따르면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는 지난 7월 기공식을 갖고 현재 부지공사가 진행중이다. 노무현 정부는 행정중심복합도시에 2012년쯤 정부부처를 입주시키고 오는 2030년까지 50만명이 사는 세계적 도시로 개발할 계획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는 현재 공사가 진행중으로 건설계획 자체를 변경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 당선자도 지난 11월 충남 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역주민들에게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은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 예정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계획수정 가능성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자는 “참여정부의 계획대로 따라 하면 세종시의 자립도가 떨어지고 충청권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해왔다. 이에따라 앞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가 행정기능을 일정부분 유지하면서 국제과학기업도시나 산업도시로 변경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행정중심복합도시의 행정기능 축소를 강력하게 바라고 있지만 지역 반발이 워낙 커서 국민적인 합의과정을 거져야 가능한 사안이다.

혁신도시 정책은 당장에 커다란 그림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변수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혁신도시는 제주, 경북, 대구, 울산, 광주·전남, 경남, 강원, 충북, 부산등 9개 도시에서 실시계획이 수립됐다. 전북을 제외하고 착공을 위한 행정절차가 모두 끝난 상태다. 노무현 정부는 지난 11일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열어 전체 이전대상 178개 공공기관중 28개 기관의 이전계획을 확정시켰다.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 한국도로공사 등 3개기관은 오는 2011년까지 각각 경남, 광주·전남, 경북혁신도시로 이전하게 된다. 한국전력등 나머지 기관들도 2012년까지 이전될 방침이다.

이 당선자는 혁신도시역시 기존 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노무현정부가 추진해온 지역균형발전이 국가역량을 분산시킨다는 지적이 끈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계획 변경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못한다. 행정도시는 이미 착공에 들어갔고 혁신도시도 토지보상이 상당부분 진전된 상태에서 당장 계획철회같은 극단적인 정책변경은 없겠지만 인근 지역과의 연계 개발 방안등을 추진해 모양새는 바뀔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도시는 현재 현대건설이 참여하는 태안기업도시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커다란 진전이 없는 상태여서 상당부분 노선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제교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