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자가 어린 시절 겪었던 어렵고 힘든 시절에 대한 보답 같다. 그때를 생각해 경제를 살리는 데 앞장서줬으면 좋겠다.”

19일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제 17대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자 포항 동지상고 동문들은 ‘만세’를 부르며 기뻐했다. 투표일을 사흘 앞두고 터진 ‘BBK 동영상’사건에 가슴 졸였던 동지상고 동문들은 큰 표 차이로 이 당선자가 압승을 거두자 환호성을 질렀다. 권두철 동지상고 동문회장(가야컨트리클럽 대표)은 “이 당선자는 어려움이 있어도 항상 정면 돌파해왔기 때문에 사회통합을 이루고 경제도 살릴 수 있는 적임자”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 이후에 가장 실용적인 대통령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기뻐했다.

동지상고 동문들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인터넷과 휴대전화 메시지를 이용한 연락망을 가동해 이 당선자를 도왔다. 특히 지난 12월8일 이명박 당선자의 포항 유세 때는 동문들을 총동원, 포항이 생긴 이후 가장 많은 인파를 모았다는 평을 받았다. 동지상고 동문 김상선(59·서울 관악구)씨는 “이명박 동문이 당선돼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들 가슴에 응어리를 풀어줬다”고 기뻐하며 “국민들이 화끈하게 밀어준 데 대해 보답하고 국민을 신바람 나게 해야 하는 책임이 이 당선자 양어깨에 있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를 음으로 양으로 도왔던 동지상고 동문들은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잊지 말아달라고 입을 모았다. 이 당선자의 고교 시절 단짝 친구였던 강원구(67·포항시 우연동)씨는 “이 당선자는 고교 시절 포항시 덕산동에서 셋방살이를 했는데 천장에서 새는 비를 맞아가며 공부를 하고 상식과 경제 관련 책을 항상 곁에 두는 공부벌레였다”면서 “그때를 잊지 말고 어려운 경제를 살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시 동지상고는 장학제도가 잘 갖춰져 있어 졸업 후 은행과 기업체로 진출하려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교였다. 이 당선자의 친형이자 국회부의장인 이상득 의원도 동지상고 출신이다.김상열(49·경기 안산)씨는 “이 당선자는 고등학교 등록금이 없어 장학제도가 잘돼 있던 동지상고를 다녔다”며 “동문들에게 이 당선자는 가난을 딛고 일어선 신화적 존재다. 대통령으로서도 좋은 업적을 이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지난 1989년 인문계로 전환된 동지상고 출신으로는 손기락 LG클럽 고문, 황인찬 대아고속해운 회장, 김능수 삼성BP화학 전무, 박성욱 하이닉스반도체 부사장, 석경오 현대중공업 전무, 김정행 용인대 총장, 김상기 특전사령관, 이휴원 신한은행 부행장 등이 있다.

손재권, 포항 = 박천학기자 gjac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