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이명박 당선자는 20일부터 현직 대통령에 준하는 경호를 받기 시작했다. 그동안 대선 후보 신분으로 경찰의 경호를 받아왔지만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이날부터 경호실법에 따라 청와대 경호실 소속 ‘당선자 전담 경호대’의 경호를 받게 됐다.

서울 종로구 가회동 이 당선자의 사저와 사무실에도 24시간 경호·경비가 시작되면서 20일 새벽부터 골목 입구에 경호원들이 배치돼 차량을 통제하고 검문을 벌이고 있다. 또 경호대는 이 당선자 자택 주변에 수색견 등을 배치하는 등 철통같은 보안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 당선자가 이용하는 차량도 방탄리무진으로 교체됐다. 하지만 이 당선자는 이날 오전 국립현충원 참배시 청와대 경호실에서 제공한 방탄 리무진 대신 후보 시절 타던 검은색 그랜드 카니발을 사용했다. 이 당선자의 차량 주변에도 많은 수의 경호 차량들이 배치되는 등 현직 대통령과 같은 수준의 삼엄한 경호가 이뤄졌다.

전담 경호대는 이 당선자에 대한 근접 경호는 물론, 테러에 대비한 폭발물 검색작업 등도 벌이고 있다. 당선자 사무실에도 이미 검색대가 설치됐으며 사무실에 출입하는 사람들에 대한 몸수색도 이뤄지고 있다. 이 당선자가 먹고 마시는 음식물도 경호대의 검식을 통과해야만 이 당선자에게 전해진다. 또 이 당선자가 어느 곳에 있더라도 통신이 가능하도록 유·무선 국가지휘통신망도 제공되고 있다. 이 당선자뿐 아니라 부인 김윤옥 여사와 아들, 딸 그리고 손자, 손녀 등 직계존비속들에게도 같은 수준의 경호가 시작됐다.

이 당선자의 전담 경호대는 지난 16대 대통령 당선자 전담 경호대 인원 30명보다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경호실이 이번 대선 과정에서 대선 후보들에 대한 위협 사건이 많았던 점을 감안해 인원 증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청와대 경호실은 대선을 앞둔 지난 7일 근접 경호요원과 폭발물 검측요원, 통신지원 요원, 보안관리 요원, 의료지원 요원 등으로 당선자 전담 경호대를 구성했다. 그러나 청와대 경호실은 보안상의 이유로 경호요원의 정확한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장석범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