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商高) 나와야 대통령 된다?

20일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17대 대통령 당선자로 최종 확정되면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뒤를 이어 3연속 상고 출신 대통령이 탄생했다. 1957년 포항중학교를 졸업한 이 당선자는 집안 생계를 이어야 한다는 어머니의 의견에 따라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할 뻔 했다. 어머니의 일을 돕고 장학금을 받는다는 조건 아래 그는 포항 동지상고(야간)에 수석 입학, 1960년 졸업했다.

김 전 대통령과 노 대통령 역시 각각 1943년 목포상고, 1966년 부산상고를 졸업했다. 그러나 이 당선자는 ‘고졸’ 출신 두 대통령과 달리 고등학교 졸업 직후 서울로 상경, 막노동을 해 번 돈으로 청계천 헌책방에서 구입한 책으로 공부해 1961년 고려대 상대(현 경영대)에 입학했다.

바닷가 출신이 4번 연속 대통령에 당선된 점도 눈길을 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경남 거제도 장목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남 신안군 하의도, 노 대통령이 경남 김해시 진영읍 출신이다. 이 당선자 역시 출생지는 일본 오사카지만 성장기 대부분을 포항에서 보냈다. 황해도 평산이 고향인 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롯, 박정희(경북 구미), 전두환(경납 합천), 노태우(대구) 등 이전까지 역대 대통령 6명 모두 내륙 출신이다.

이화여대 출신이 청와대의 4번째 안주인이 된 것도 화제다. 이 당선자의 부인 김윤옥(60)씨는 1970년 이대 보건교육과를 졸업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씨 역시 이대에 입학했으나 재학 중 결혼하는 바람에 금혼규정에 걸려 자퇴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씨는 이대 약학과를 졸업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씨는 1942년 이대의 전신인 이화여전에 입학했으나 1944년 일제의 교육긴급조치로 학교가 문을 닫자 서울대 사범대에 다시 입학했다. 한편 이 당선자는 최초 해외 출신 대통령, 최고경영자(CEO)출신 대통령이라는 이색기록을 남기게 됐다.

윤석만기자 sa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