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19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당선으로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이 ‘인센티브와 제재’라는 균형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한국인들이 지난 10년간 중도좌파 정부를 거부하고 경제를 중시하는 실용적 우파 정부를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마이클 오핸런(브루킹스 연구소) 박사= 한국민들이 이 당선자를 선택한 것은 대북정책에서 인센티브, 개혁개방유도와 함께 필요할 경우 더욱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의사를 보여 준 것으로 여겨진다. 이 당선자의 대북정책은 내가 ‘한반도의 위기’라는 책에서 제안했던 내용과 일치한다. 즉 북한에 진정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북한의 개혁과 화해를 추구함으로써 남북관계는 물론이고 북한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계속 위험스럽게 행동하거나 위협을 제기하면 보다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정책이다.

◆마커스 놀랜드(국제경제연구소) 박사= 이번 대선은 지난 10년간의 중도좌파 정권을 한국인들이 거부한 것을 의미한다. 선거의 핵심이슈는 일자리 감소, 치솟는 집값같은 경제문제였다. 2000년 미 대선의 유명한 선거구호 ‘문제는 경제야, 멍청아’처럼 이번 한국대선의 중심의제도 경제였고 이 당선자는 경제대통령으로서 인정받았다. 이번 대선을 통해 대북정책에서도 일정한 정치적 합의가 이뤄졌다. 대북 지원에서도 분명한 주고받기, 경제적 효율성, 국제적 공조, 그리고 북핵문제의 중대성에 대한 인식강화 같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 점에서 한·미관계에도 상당한 진전이 예상된다. 이 당선자의 이념적 성향은 조지 W 부시 대통령뿐 아니라 2008년 미 대선의 양당 후보들과 비슷하다.

◆도널드 그레그(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 전 한국대사= 이 당선자는 보다 보수적인 이회창 후보보다 세배나 더 많은 득표를 했다. 이 당선자는 노무현 정부보다는 우측이지만 여전히 중도파라고 할 수 있다. 현대건설 사장, 서울 시장 출신이 당선됨으로써 한국인들의 최고 걱정거리가 경제문제라는 것을 보여줬다. 이 당선자는 실용적이고 유능한 지도자가 될 것이다. 그를 둘러싼 윤리문제는 새로운 증거가 나타나지 않는 한 빨리 가라앉을 것으로 본다. 이 당선자가 빠른 시일 내 대통령으로서 그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제문제 해결에 즉각적으로 나서고 조지 W 부시행정부와 대북정책, 한·미 자유무역(FTA)협정 등을 둘러싼 긴밀한 공조를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제임스 릴리(미국기업연구소 고문) 전 한국대사= 이 당선자가 노무현 정부보다 강경한 대북정책 기조를 선보이면서 조금 더 남한측에 유리한 합의를 이끌어 내는 방향으로 나갈 것으로 본다. 북한도 그의 당선을 미리 예상하고 비방선전을 중단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마이클 리스(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 박사= 지난 몇 년간, 특히 노무현 정부 출범 초기에 한·미 양국은 대북 정책을 놓고 심각한 의견충돌이 많았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한·미 양국은 대북문제에 대한 공통의 접근을 취해가는 데 있어 좀 더 긴밀한 조율을 해나갈 것으로 본다. 워싱턴 = 최형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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