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20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 하는 자체로서 투자의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면서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됨으로써 기업인들이 투자할 수 있는 경제환경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경제대통령’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이 당선자는 이어 “남북 문제도 무조건 비판하기를 꺼릴 것이 아니라, 애정어린 비판은 북한 사회를 오히려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핵 문제 원만 해결, 본격 교류 전이라도 인도적 지원 과정에서도 비판 위한 비판 아니라 북한 사회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지적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직선제 이후 최다득표로 당선됐는데, 이번 대선 의미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지금 국민들께서는 지난 10년으로는 미래로 향해서 더 나아갈 수 없다는 생각을 하신 것 같다. 아마 정권교체에 국민들께서 적극 협력하신 것같다. 이제 새로운 시대는 낡은 사고를 떨쳐버리고 미래를 향해 국민이 좀더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 새로운 정부는 일하는, 매우 실용적, 창조적 정부가 될 것이다.”

―압도적 지지를 받은 이유가 경제살리기에 대한 열망 때문인 것 같다. 어떤 복안을 갖고 있는지.

“국민 다수께서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구사항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다수 국민들은 첫번째로 경제를 살려달라는 것이 가장 큰 요구라는 것은 저 자신도 경선과 본선을 거치면서 알고 있다. 저는 물론 경제가 산다는 것은 결국 기업이 투자를 한다는 것이라고 본다. 기업이 어떻게 하면 투자를 할 것인가. 희망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물론 규제도 풀고 여러가지 조건이 있지만 저는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 하는 자체로서 투자의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 10년동안 기업인들은 특별히 규제가 더 많아진 것도 아닌데 분위기상 반시장적이고 반기업적 분위기를 늘 느껴 투자를 꺼려왔던 게 사실이다. 저는 이명박 대통령이 됨으로써 기업인들이 투자할 수 있는 경제환경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발족되면 많은 경제단체, 먼저 중소기업 단체부터 직종별 경제인들을 직접 만나 새정부가 투자 분위기를 어떻게 바꾸겠다는 것을 설명하겠다. 새 정부가 출발하기 이전부터 기업인들이 투자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외국인 투자를 위한 조직도 인수위에서 만들겠다. 외국인들에게도 대한민국은 이제 투자하기 좋은 나라라는 설명을 시작해 구체적으로 접촉하겠다.”

―당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구성해서 정부출범을 준비해야 한다. 전체 인수위 운영 방향과 언제 어디서 꾸릴지, 위원장은 누구인지.

“인수위는 실질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실무자적 인수위원을 선정하려 한다. 형식적인 것보다는 실질적으로 정부와 인수인계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인수인계 과정을 통해 기존 모든 공직자들에게 과도기에 더 열심히 해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일할 수 있는 안정적 분위기를 만들어 공직자가 10년만에 정권이 바뀌어 오는 혼란과 불안감을 느끼지 않게 인수하겠다. 오늘 노무현 대통령도 전화통화에서 정권 인수인계에서 상당히 준비됐고 완벽히 하겠다는 말씀이 있었다.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걸로 가겠고 4월 총선이 있어 정치인들은 가능한한 배제하겠다.”

―보수성향 강한 ‘이명박 정부’가 출범함으로써 대북정책 기조가 바뀔 것이란 전망이 많은데. 북핵이 완전히 폐기되기 전이라도 북한에 대한 지원이 가능한지 말해달라.

“저는 진보, 보수를 뛰어넘어 실용주의적 외교를 하고 남북협력도 그렇게 생각한다. 지금 남북간 가장 중요한 현안은 북한 핵을 폐기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한 핵이 폐기됨으로써 진정한 본격적인 남북 경제교류가 시작될 수 있다고 보고,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하는 것이 체제를 유지하고 북한 주민에게도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을 설득하려 한다. 설득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이 문제에 있어서는 6자회담을 통한 국제공유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북·미회담도 성공적으로 될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북 정책과 관련해 한국 정부는 지난 10년간 포용정책 아래서 북한에 대한 비판을 자제했다.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서도 역시 자제했다. 당선자는 집권후 북한에 대한 발언의 성격이 바뀌는가, 둘째로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해 지적하는 방식이 바뀌는가. 북한 문제나 좋지 않게 평가하는 부분에 대해 목소리를 낼 것인가.

“국민 소득이 100달러 전후였던 60년대에도 한국경제에 협력했던 선진국이 인권 문제를 많이 지적했다. 당시 군사정부는 그에 대해 반대적 입장을 가졌다. 그러나 선진국들이 인권에 대해 언급한 것이 한국의 인권을 진전시켰다. 남북 문제도 무조건 비판하기를 꺼릴 것이 아니라, 애정어린 비판은 북한 사회를 오히려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핵 문제의 원만한 해결, 본격 교류 전이라도 인도적 지원 과정에서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니라 북한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지적을 하려고 한다. 인권 지적도 피할 수 없는 일 중 하나다. 북한도 그걸 이해하는 수준으로 바뀌어야 하고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과거 정권이 북한에 관한 건 비판을 삼가고 북한 비위를 맞춰오던 것은 변화될 것이다.”

김성훈·윤석만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