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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성적이 발표됐지만 등급제 시행으로 수험생들은 여전히 자신의 정확한 성적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자신이 받은 등급을 토대로 지원 대학을 선택해야 한다. 자신의 성적과 희망 대학 모집요강, 특히 수능시험 영역별 반영 비율과 등급 점수를 면밀히 분석한 뒤 치밀한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정시 지원 전략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수능시험 영역별 반영 비율과 등급 점수에 따른 유·불리를 파악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본다.

◆ 대학별 영역별 반영 비율 차이 활용 = 대학의 수능 반영 형태는 크게 ‘3+1 체제’(언어, 수리, 외국어+탐구영역)와 ‘2+1 체제’(언어 또는 수리 택일, 외국어+탐구영역)로 구분하지만, 대학의 반영 비율은 수십 가지에 이른다. 동일한 ‘3+1 체제’반영 대학이라고 하더라도 서울대(자연계 기준)는 언어 23.5%+수리(가 형) 29.4%+외국어 23.5%+과탐 23.5%를 반영한다.

고려대는 언어 28.6%+수리(가 형) 28.6%+외국어 28.6%+과탐 14.2%, 연세대는 언어 20%+수리(가 형) 30%+외국어 20%+과탐 30%를 반영한다. 따라서 언어 등급이 낮고 과탐 등급이 높은 수험생이라면 고려대보다 서울대·연세대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반드시 대학별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과 자신이 잘 본 영역을 비교하여 유·불리를 따져봐야 한다.

◆ 등급별 점수와 등급 간 점수차 활용 = 대학의 등급 점수를 보면 점수차가 클 뿐만 아니라 영역에 따라서도 부여 점수를 달리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서울대의 경우 언어, 외국어, 탐구 영역은 1등급 36점에 등급 간 4점차를 두고, 수리는 1등급 45점에 등급 간 5점차를 두고 있어 서울대 지원자는 수리에서 좋은 등급을 받아야 유리하다.

고려대는 1등급 점수가 언어, 수리, 외국어 모두 만점 200점으로 같지만, 2등급 점수가 언어 196점, 수리(가 형) 192점, 수리(나 형) 194점, 외국어 197점 등으로 차이가 있다. 이럴 경우에는 등급 간 점수차가 큰 수리에서 낮은 등급을 받았다면 불리하다.

이투스 유성룡 입시정보실장은 “등급간 점수차를 서울대처럼 동일하게 부여하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고려대·연세대처럼 영역 및 등급에 따라 부여 점수에 차등을 두는 대학도 있다. 이에 따라 자신의 영역별 등급을 대학의 등급 점수로 환산했을 때 어느 정도 점수차가 생기는지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 논술로 만회할 수 있는 등급 확인 = 논술 실시 대학이 늘어나면서 논술이 부족한 수능 등급을 만회할 수 있다는 기대 또한 높다. 그러나 논술의 만점과 기본 점수 차이가 수능 1개 영역의 등급 점수차도 되지 않는 대학의 경우에는 수능에서 벌어진 격차를 만회하기에 역부족이다. 예를 들면 서강대의 경우 수능의 등급 간 점수차가 높게는 18점, 낮게는 6점이지만, 논술은 최대 10점(만점 100점, 기본 점수 90점) 차밖에 나지 않는다. 그러나 수능 등급제에 따라 동점자가 많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이 경우에는 논술의 영향력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한편 논술의 점수차가 수능 등급 간 점수차보다 큰 대학에서는 논술이 당락의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

조동기 국어논술의 리강 강사는 “논술점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희망대학의 논술 유형을 분석해야 하며, 대학별 특징적 유형에 대한 집중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두현기자 ydh1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