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산하에 징수공단을 신설해 국민연금·건강보험·산재보험·고용보험 등 4대 사회보험을 통합징수하는 법안이 19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법안 소위원회를 통과하자 4대 사회보험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수백억원대의 예산절감을 위해 추진해온 통합징수법안이 무산될 경우 2009년 출범 예정인 통합징수공단 추진일정 등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위원회는 19일 오전 전체 정원 7명 중 5명이 참석해 한나라당 의원 1명이 기권한 가운데 의원 4명(대통합민주신당 3명, 민주당 1명)의 찬성으로 4대 사회보험 징수통합법안을 전체 회의에 넘겼다.

이 법안은 21일 재경위 전체회의에서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법안 소위원회 통과 사실이 알려지자 4대 사회보험 징수통합 결사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7000여 명의 노조원이 참석한 가운데 징수통합 저지 공동대회를 열고 투쟁에 나섰다.

국민연금공단 노조는 이날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으며 건강보험공단 노조도 서울과 경인지역본부 소속 노조원 2000여 명을 중심으로 부분 파업을 시작했다.

공투본은 “정권 말기에 사회적 합의 없이 졸속으로 통합징수공단 설치를 강행하고 있다”며 “통합징수공단이 출범하면 거대조직이 돼 효율성이 떨어져 동반부실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정부가 방침을 철회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공투본은 20일 오후에도 여의도 국회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연다.

4대 보험 공단 소속 직원 1만8000여명 가운데 현재 보험료 부과·징수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은 약 1만 명에 이른다. 정부안에 따르면 5000여 명은 신설되는 통합징수공단에 배속되고, 나머지 5000여 명은 노인장기요양보험 등 새로운 업무에 재배치된다. 정부는 2009년 출범할 징수공단이 업무를 통합하면 연 100억~200억원의 예산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파업에 대비해 비노조원과 간부직 사원이 현장에 투입돼 비상근무 중”이라며 “민원인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주의·이용권기자 impr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