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는 16일 집권할 경우 공무원 숫자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고, 18부 4처 17청인 정부조직도 ‘대부처 대국체제(大部處 大局體制)’로 바꿔 대폭 축소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공기업도 민영화 효과가 큰 곳부터 단계적으로 민영화하되 싱가포르 방식(국가가 지분 보유, 경영민영화) 민영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대부처 대국체제’는 부처간 통폐합을 통해 정부기구를 줄이는 정책으로, 이 후보는 지난 6월 문화일보·한국행정학회 공동기획 ‘차기정부 10대 어젠다’시리즈와 관련한 정책답변서에서 “정책부문별 ‘대(大)부처주의’를 채택, 시장·민간부문·자치단체에 그 기능을 제대로 이전해 ‘정부 실패’를 줄이겠다”(문화일보 6월7일자 7면 참조)고 밝힌 바 있다. 이 후보는 뇌물 수수 공직자에게 수수액의 50배를 벌금으로 물리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공공개혁정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국가의 모든 역량을 실용의 가치에 맞춰 효율적으로 재조직하는 일이 시급하다”면서 공공분야 3대 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우선 실용정부 구상과 관련, “우리의 중앙 행정기관은 56개에 달하고, 공무원은 참여정부 기간에 장·차관급만 30명이 늘어난 것을 포함해 9만5000여명 늘어났다”면서 “이는 대부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이 중앙부처를 10여개로 축소하는 세계의 흐름과는 정반대로 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416개에 달하는 정부 위원회도 대폭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어 “최근 고위공직자들의 부정부패 사례들에서 보듯이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공직자가 받는 뇌물에 대해서 50배의 벌금을 부과함으로써 검은 돈을 없애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공기업 민영화와 관련, “공기업 중에서 시장(민간)이 잘 하는 것은 시장에 맡기고, 국민생활에 필수적인 기반시설은 정부가 운영하겠다”며 “민영화는 그 효과가 큰 공기업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되, 공기업 전반에 대한 경영효율화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국가 행정에 경영 마인드 도입, 국책사업의 중복·낭비 예산 삭감, 계약심사제도를 도입하는 방법으로 정부 예산 10%를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권은중기자 jungk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