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5 부동산종합대책’ 발표 이후 1년 동안 주택시장은 큰 변화를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아파트 가격의 상승률은 현저히 낮아진 데다 일부 지역에서는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 강북과 인천 등지에서 가격이 오르는 등 아파트 시장의 상승세가 완전히 꺾이지는 않은 상태로 분석되고 있다.

◆ 수도권 아파트 상승세는 ‘진정’= 12일 부동산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11·15대책 발표 후 1년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서울과 경기지역, 신도시의 상승폭이 꺾였다. 2006년 11월11일에서 2007년 11월10일 사이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서울이 4.7%, 신도시 1.2%, 경기도 3.6%로 나타났다.

이는 11·15대책 발표 1년 전(2005년 11월12일~2006년 11월11일)의 서울 17.1%, 신도시 23.1%, 경기 16.4%에 비하면 상승폭이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인천은 11·15대책 발표 후 10.4% 올라 대책 발표 전(5.4%)에 비해 상승폭이 2배 가까이 커졌다. 인천의 강세는 아시안게임 유치, 송도신도시 분양 등 호재가 꾸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집중타격 = 11·15대책은 택지공급가격 10% 인하 등으로 분양가격을 25% 정도 끌어내리고,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지역을 투기지역에서 투기과열지역으로 확대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또 수도권에 오는 2010년까지 12만5000가구를 추가공급한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이후 1·11 추가대책에서 분양가상한제 범위를 민간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집값 상승세를 견인하던 재건축 아파트가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11·15대책 전 1년간 서울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는 36.1% 상승했지만 이후 1년간은 1.9% 상승에 그쳤다. 서울 송파구는 37.6% 상승에서 -7% 하락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서울 전체 재건축 아파트 상승률은 지난 1년 동안 1.4% 상승해 전체를 하락세로 돌리지는 못했다.

◆ 소외지역 강세와 서민부담 증가 = 11·15대책 이후 1년간 아파트 매매가 흐름을 보면 그동안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높지 않았던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서울 노원(16.5%), 강북(13.9%), 도봉(13.6%), 동대문(7.1%), 서대문(8.6%), 중랑(9.8%)구 등에서 지난 1년 동안 상승폭이 이전보다 커졌다. 특히 경기지역에서는 의정부시가 11·15대책 발표 이후에 27.5% 올라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 같은 소외지역 매매가 상승 현상은 집주인들에게는 이익일지 모르지만 무주택자들의 아파트 구입비용이 늘어나게 해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더욱 어려워지는 부작용이 있다.

이제교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