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한나라 재선 ‘昌 불출마’ 촉구 한나라당 박계동(맨오른쪽) 의원 등 재선의원들이 5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불출마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하종기자

경기도 모처에 머무르며 출마 명분을 가다듬고 있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이르면 6일 귀경해 7일 탈당 및 대선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흥주 특보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렇게(7일 출마선언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 전 총재로부터 전화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현재 ‘국민께 드리는 말씀’원고를 직접 작성하는 데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출마명분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 좌파정권종식론 = 이 전 총재가 내놓을 출마명분은 ‘좌파정권 종식론’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명박 후보에 대해 보수세력이 불안해 하는 만큼 무소속 출마 이후 우파대연합을 통해 좌파정권 3기 집권을 저지하겠다는 것이다. ‘불안한 이명박 후보론’의 밑바탕에는 이 후보가 BBK주가조작 사건 등으로 대선 과정에서 낙마할 가능성이 있고, 이 후보의 대북화해정책이 보수 본류에서 벗어났다는 시각이 깔려있다.

특히 이 전 총재측이 “대북정책이 제일 큰 문제”라고 여러 번 밝혔듯이, 이 전 총재는 제 2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이 후보가 분명한 반대입장을 보이지 않는 것과 관련해 차별화를 분명히 할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 보수층을 겨냥해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이념적으로 확실한 우파인’ 자신이 ‘좌파정권 종식’을 위한 유일한 대안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이는 후보 선출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완전히 짓밟는 사실상의 ‘경선불복’이라는 지적과 ‘보수 분열 책임론’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 특보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파·보수가 갈라져서 분열로 망치는 일은 없도록 한다는 게 이 전 총재의 기본적 방침”이라며 “분열시키자고, 망치자고 나설 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 타 세력과 연대가능성 = 이 전 총재는 일단 탈당 후 무소속 출마로 가닥을 잡으면서도 국민중심당 등 군소 정당 및 세력과의 연대가능성을 여전히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특보는 심대평 국중당 대표가 후보직 사퇴를 전제로 이 전 총재를 만날 수 있다고 한 것과 관련, “어느 한쪽을 배제하는 뺄셈의 정치가 아니라 포용과 화합이라는 덧셈의 정치를 해야 한다”며 “이 전 총재와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폭넓게 연대해 국민에게 다가서야 지지를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현재 국중당과 참주인연합 등 보수 세력들이 이 전 총재에게 러브콜을 보낸 상태다. 이와 함께 이 후보와의 막판 ‘단일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상태다.

한편 지난 대선에서 이 전 총재를 도왔던 사람들이 속속 결합하고 있다. 1997년 대선에서 이 전 총재를 도왔던 구범회 전 언론특보는 이 전 총재의 대선 출마 소식을 듣고 중국 체류 중 자진 귀국했고, 2002년 대선당시 함께했던 박신일 전 외신특보와 신덕현 전 감사원 비서실장 등도 최근 남대문 사무실에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02년 선대위 핵심 관계자들로 구성된 함덕회 인사들 중 일부도 곧 결합할 것으로 알려졌다.

심은정기자 ejsh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