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환율 하락으로 인한 평가 손실액이 5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윤건영(한나라당·비례대표) 의원은 19일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3년 동안 외환보유액의 원화자산 가치가 무려 53조7000억원이나 하락했다”고 밝혔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3년 동안 꾸준히 증가해 지난 2004년 1990억7000만 달러에서 2005년 2103억9000만 달러, 지난해말에는 다시 398억9000만 달러가 늘어난 2389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올 한해 동안에도 외환보유액은 183억3000만 달러가 늘어나 9월말 현재 2572억9000만 달러를 기록중이다.

정부의 끊임없는 환율 안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원·달러) 환율은 지난 2003년말 1197.8원에서 지난 2006년말 929.6원으로 떨어졌고 9월말 현재 920.7원까지 하락한 상태다.

환율 하락에 따라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증발하고 있는 셈이다.

윤의원은 “한은이 통화관리를 위해 공개시장 조작(중앙은행이 통화량 조절을 위해 공개적으로 시장에 개입, 채권을 발행하거나 회수하는 것)에 드는 비용이 올해에만 무려 8조3782억원에 달한다”며 “정부가 환율 방어를 위해 과도하게 민간부문으로부터 달러화를 사들이면서 대규모 원화자금이 시중에 풀려 물가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개시장 조작 비용은 지난 2002년 4조8623억원에 비해 72.3%나 늘어났다.

윤 의원은 “정부가 그동안 외환보유액을 무조건 많이 쌓는데에만 관심을 둬 왔다”며 “앞으로 외환보유액을 쌓아둠으로써 발생하는 통화관리 비용과 막대한 평가손실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적정 외환보유액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정밀하게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동현기자 offram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