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중 서부지법 영장판사는 18일 신정아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후 “영장 청구서에 기재된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가 이미 확보돼 있고 신씨가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는 등 증거 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김 판사는 또, 횡령 등 신씨의 다른 의혹에 대해서는 “영장에는 전혀 관련 내용이 없으며 이를 입증할 증거 자료도 없어 판단대상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영장기각 뒤 일문일답.

―사회적 관심이 많아서 부담이 컸을 텐데.

“여론상으로는 구속이 순리기 때문에 기각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영장 청구 내용은 사문서 위조를 통한 동국대 교수 임용, 광주 비엔날레 감독 선임과정에 한정돼 있다. 위조 사문서, 외국 대학 당국자에 대한 사실 조회서 등 객관적 증거를 검찰이 확보하고 있어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낮다.”

―청구된 혐의만으로는 실형이 선고되지 않을 거라고 판단해 영장 기각한 것은 아닌가.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아직까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양형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양형판단은 (기소된 후) 본안 재판부에서 숙고할 문제다.”

―신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부인한 것은 맞다. 하지만 신씨가 혐의를 부인한다고 해서 증거인멸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신씨에게 제기되는 다른 의혹도 많은데.

“청구서에 적시된 혐의와 사실을 놓고 판단해야 한다. 청구서에는 횡령 등 다른 의혹에 대한 혐의 사실이 없어 판단을 할 수는 없다.

검찰이 혐의를 특정하고 소명자료를 내면, 그때에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에 대해 다시 판단해야 한다. 청구되지 않은 혐의로 영장을 발부하면 직무를 방기한 것이 된다. 심적 부담이 크다. 세상에 알려진 것과 다른 것이 많다.”

―상당히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추가 혐의에 대해서 한 말은 아니니 확대 해석은 하지 마라.”

조성진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