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8일 ‘현역병등의 복무기간단축안’ 심의의결과 함께 종교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제 허용을 골자로 한 ‘병역이행 관련 소수자의 사회복무제 편입추진 방침’을 발표했다. 특히 대체복무제 허용 문제는 국방부가 올 6월 민·관 대체복무연구위(위원장 이상돈 중앙대교수)의 의견 등을 종합해 ‘도입 시기상조’ 보고서를 청와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당시 이 교수는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 대체복무제 도입 반대의견이 6대 4 정도로 찬성의견보다 많은 점을 국방부가 참고해 종합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얘기한 바 있다.

권두환 국방부 인사기획관은 “사회복무제 시행 등 병역법 개정안이 발표된 뒤 지난 7월 KBS에서 실시한 종교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 도입 여론조사에서 찬반이 50대 50으로 나타났다”고 대체복무제 도입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대체복무제를 시행하려면 병역법과 사회복지 관련법령, 향토예비군설치법 등 10여개 이상의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면서 “확정된 정책이 아니라 앞으로 공론화 과정과 국민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며 여론추이 등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이상훈 전 국방장관은 “버웰 벨 한미연합사령관이 금년 3월7일 미국 하원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한국의 군복무단축문제는 전력 유지에 대단히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요지의 증언을 한 적이 있다”면서 “20개월보다 짧게 현역복무기간을 단축하면 신병 교육만 받다가 제대하게 될 것이라고 국방부에 우려를 전달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최근 한미연합사와 유엔사 해체 방침에 더해 북한의 요구대로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새 해상경계선 설정 논란 등 안보 불안이 가중되는 마당에 국민 개병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종교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제 허용 방침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특전사동지회의 고위 간부는 “영화 ‘화려한 휴가’로 공수부대원 전체가 역사의 죄인처럼 묘사돼 은연중 국민과 군 간에 적대감이 형성돼 국방의무를 성실히 수행해온 특전사 요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군의 사기가 저하된 상황에서 종교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허용결정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못한 것같다”고 말했다.

정충신 사회부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