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시작된 대통합민주신당(이하 신당) 대선 후보 경선이 초반전을 지나면서 주자들의 ‘입심’도 점점 세지고 있다. 신당 경선이 전반적으로 ‘흥행몰이’를 하지 못하고 있지만, 후보들의 유세전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이번 신당 경선의 키워드로 떠오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대항마론’이 보여주듯, 후보들은 톡톡 튀는 비유로 저마다 자신의 본선 경쟁력을 강조하는 데 여념이 없다.

9일 제주에서 열린 첫 합동연설회에서 이해찬 후보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이 있다. 후보 중 ‘이’씨는 저 밖에 없다”며 “‘눈에는 눈, 이(명박)에는 이(해찬)로 맞서야지 손(학규)-정(동영)-유(시민)’로는 승리하지 못한다”고 말해 웃음을 이끌어냈다.

그러자 정동영 후보는 “이 후보가 이명박 후보에 맞설 사람을 얘기하며, ‘이에는 이밖에 없다’고 했는데, 이(李)에 정(鄭)을 박으면 이가 뽑힌다”고 받아쳤다. 손 후보 캠프도 이를 받아 “왜 흔들리는 이를 굳이 정으로 뽑나. 손(孫)으로 빼면 되지”라고 했다. 유 후보도 7일 광주 토론회에서 “유심히 보시면 유시민이 보인다. ‘유일무이(柳一無李)’유시민이 똑바로 하면 이명박은 없다”고 했다.

이해찬 후보는 지난 10일 충북 연설회에서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해 “단양에서 문경까지 운하 판다는데 단양은 겨울에 물이 얼어서 배가 못 다닌다. 월악산 국립공원에 배가 다니는 강을 만들어서 월악산 다 망쳐놓고 금수강산, 단양팔경 망쳐놓고 5년만에 물러나면 다음 사람은 어떡하란 말이냐”고 공격하기도 했다.

유 후보는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상대방을 진땀나게 했다. 그는 정 후보를 향해 “정 후보가 지난 5년동안 대선운동 하셨다. 사실상 5년 하셔서 5%면, 50% 가려면 50년 걸린다”고 비꼬았다. 유 후보는 “대선용 정상회담 ‘노 생큐’발언은 대통령의 대선 개입을 사양한다는 최상의 강조어법”이라고 한 손 후보에 대해서도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썼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손 후보도 지지 않았다.

유 후보가 11일 서울 정책토론회에서 “경기지사 때 지역행사마다 와 있던데, 업무는 언제 보셨느냐”고 묻자 “지사를 한번 해보세요. 그것 가야 됩니다. 유 후보께서 아직 연세도 있고 그러니까 지사 한번 하고 대통령 하면 지사가 어떤 일인지 (아실 거다). 한번 해보세요”라고 받아쳤다.

손 후보는 자신의 경기지사 시절 일자리 창출 업적을 강조하며 “손학규, 세계를 누비며 날아다니는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 그러니 국민들도 저에게 (대통령이라는) 일자리를 주십쇼”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