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자 가족들은 30일 정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가족 모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랍자 석방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뒤 남은 7명의 피랍자들까지 모두 석방돼 귀국할 경우 필요한 병원 치료 등 향후 대책 등을 논의했다.

피랍자 가족들은 기자회견에서 한결같이 피랍자 석방에 대한 기쁨과 희생자 유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을 동시에 나타냈다. 누나 이정란(33)씨가 석방된 이정훈(29) 가족 모임 부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예상보다 피랍자들이 빨리 무사하게 풀려나 꿈만 같다”면서 “하지만 돌아올 수 없는 사람이 있어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서명화(여·29)씨 아버지 정배(57)씨도 “정부의 노력과 국민의 성원으로 잃어버린 자식을 다시 찾을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유가족들과 국민들께 항상 빚지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풀려난 김경자(여·37), 김지나(여·32)씨에게 석방을 양보한 것으로 알려진 이지영(여·36)씨의 오빠 종환(39)씨도 “동생이 풀려나 기쁘고 너무 보고 싶지만 유가족들에게는 죄스러운 마음뿐이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성남 =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