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사태가 지난달 19일 발생 이후 42일 만인 30일 대단원의 막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관련기사 4면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29일 로이터통신 등과의 전화통화에서 “남은 인질 7명도 내일(30일) 모두 풀려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탈레반은 한국 정부와 인질 석방에 합의한 지 하루 만인 29일 가즈니주 부족 지도자인 하지 자히르를 통해 3차례로 나눠 안혜진(여·31)씨 등 여성 10명과 남성 2명 등 모두 12명을 풀어줬다. 이들 중 한명의 여성은 이날 아프간이슬라믹프레스(AIP)와의 전화통화에서 “너무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들의 건강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12명은 30일 오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로 이동할 예정이다.

탈레반에 아직 억류돼 있는 서경석(27)씨 등 나머지 7명은 30일 중 석방될 것으로 보이며, 이들도 곧 아프간 수도 카불을 거쳐 두바이로 이동해 앞서 풀려난 12명과 함께 귀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피랍 사태는 상당한 후유증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테러단체와의 협상 불가’라는 원칙이 깨지면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깎였고, 분쟁지역에서는 외국인 납치가 횡행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한국인 납치를 주도한 아프간 가즈니주 탈레반 사령관 압둘라 칸은 29일 문화일보 통신원 임티아즈 알리와의 단독 전화 인터뷰에서 “탈레반은 이번 사건으로 전략적인 승리를 거뒀고, 미국에 큰 타격을 가한 만큼 앞으로도 이 전략을 활용할 것”이라며 이같은 관측을 재확인했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