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감각을 갖춘 탁월한 인재를 유치하라.’

대학마다 글로벌 인재들을 선발하기 위해 이른바 글로벌 전형에 나서고 있다. 조기유학을 떠났다가 국내대학으로 ‘역유학’ 오는 학생들이 부쩍 늘어나는 것도 대학의 ‘글로벌 전형’ 도입 추세가 확대된 결과로 보인다.

◆‘글로벌 인재’가 필요한 학과 = 한국외대 법학과는 올해 처음으로 수시 2학기에서 ‘제2 외국어 우수자 전형’을 실시한다. 불어와 독일어, 중국어, 일본어에서 각각 3명씩, 모두 12명의 제2 외국어 특기자들을 선발할 예정이다.

한국외대 입학관리과 이재명 과장은 “자유무역협정(FTA) 등 세계화의 영향으로 갈수록 국가 간 경제적·법적 마찰이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어학능력을 갖춘 법학 인재의 필요성이 증대됐다”며 “국제변호사 자리를 굳이 외국에서 공부한 사람들에게만 의존할 게 아니라 학과에서 적극적으로 양성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전형 응시자들은 한국외대 자체 외국어인증시험인 플렉스(80%)와 면접(20%)만 치르면 된다. 이 과장은 “외국어특기 학생들이 많이 입학하면서 학교의 전체적 수준이 높아지고 졸업생들의 해외진출도 더 활발해졌다”고 평했다.

한양대는 영어, 일본어, 독일어, 중국어 등 특정 언어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 수시에서 ‘세계화 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이 대학 전형의 경우 지원한 언어영역의 원어로써 면접을 치르는 게 특징. 수능성적이 아예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외국어 능력이 뛰어난 해외조기유학생들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편이다. 한양대는 인문계열에서만 실시되던 이 전형을 올해에는 공과계열에도 확대적용키로 했다.

한양대 차경준 입학처장은 “영어 등 외국어에 소질 있는 학생은 모두 인문계열로 진학해야 한다는 통념을 깼다”며 “외국어로 논문을 발표하고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공대 학생을 키우는 게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홍익대도 수시2학기에서 입학정원의 최대 5%까지 영어, 독어, 불어 등 어학특기자 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홍익대 정은수 입학관리본부장은 “어학특기자 전형은 예술학과도 포함된다”며 “어학능력을 갖춘 글로벌 큐레이터 등을 배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글로벌 전형’ 도입 = 성균관대는 올해 ‘글로벌리더 전형’을 신설했다. 성균관대 성재호 입학처장은 “전문영역에서 국제감각과 외국어능력을 갖춰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를 배출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수능최저학력 기준이 없으며, 학생부와 서류평가, 면접고사만으로 학생을 뽑아 100% 영어강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오는 9월이면 해외 명문대와 이중학위제 협약을 체결, ‘글로벌 얼라이언스(alliance)’를 실천할 예정이다.

서강대도 올해 처음 국제화 전형인 ‘알바트로스 전형’을 선보였다. 인문사회계열에 한해 서류전형과 심층면접 만으로 학생 50여명(입학정원의 3%)을 선발하게 된다.

서강대 김영수 입학처장은 “국내 역유학생들이 많아지면서 이같은 국제화 전형에 대한 수요가 상당하다”며 “해당 외국어로 심층면접을 실시해 향후 해외를 무대로 활동할 수 있는 인재 유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인하대는 글로벌 인재 선발과 더불어 ‘국제화특기장학생’ 이름의 장학제도도 마련했다. 인하대의 ‘21세기 글로벌리더’ 전형을 통해 합격한 학생들은 외국어 입학 성적에 따라 4년, 또는 1년간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밖에도 연세대의 ‘글로벌리더 전형’, ‘언더우드국제대학 전형’과 이화여대의 ‘글로벌인재 전형’, ‘스크랜튼 국제학부 전형’ 등이 외국어 우수자들을 위해 문을 활짝 열어 놓았다.

조민진기자 wayto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