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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에 사는 주부 김모(35)씨. 김씨는 재작년 가을 추석 선물을 사기 위해 백화점에 갔다가 재미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명절선물세트로 갈비나 한과류를 떠올렸지만, 홍삼세트를 고르는 주부들이 의외로 많았던 것이다. 김씨는 이후 홍삼제품을 눈여겨보기 시작했고, 홍삼정이나 홍삼즙이 선물로 인기를 끌고 있고, 홍삼젤리나 캔디를 사먹는 가정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웰빙바람이 불면서 홍삼 수요가 늘었던 것이다. 김씨는 이때를 놓치지 않고 한국인삼공사의 모회사인 ‘KT&G’주식을 사들였다. 당시 4만원대였던 주가가 지금은 7만원대까지 올라 김씨는 요즘 싱글벙글이다.

재테크의 대표적 수단이 된 주식. 그러나 “○○주가 오른다더라”라는 소위 ‘카더라 통신’만 믿고 ‘묻지마 투자’를 하는 바람에 소중한 자산을 잃은 투자자가 많다. 김씨처럼 조금만 꼼꼼하게 따져보자. 생활속에서 투자 노하우를 얻어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일상 생활속에서 투자 종목을 찾았던 미국의 전설적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의 투자법을 배우라고 조언한다. 린치는 아내가 좋다고 말한 스타킹 회사에 투자해 고소득을 올리는 등 생활밀착형 투자를 지향했던 인물. 애널리스트의 분석, 신문의 정보도 필요하지만, 우선은 주변을 잘 살펴 독자적 정보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린치의 견해다.

대학생 투자자 유모(26)씨도 쇼핑하다 얻은 아이디어로 투자에 성공한 케이스다. 저평가된 종목만을 골라 이익을 챙기는 실속파 투자자 유씨는 어느 날 여자친구의 옷을 보러 백화점에 갔다. 여자친구는 동양적 느낌과 기하학적 무늬가 마음에 든다며 ‘탱커스’란 브랜드의 옷을 골라들었다. 집에 돌아온 유씨는 이 브랜드가 속해 있는 ‘아비스타’의 기업정보와 증권사의 보고서 등을 분석했다. 전망이 있다고 판단, 유씨는 주식을 샀고 주가는 2배가량 뛰어올랐다.

야근하는 일이 많은 직장인 최모(여·25)씨. 최씨는 졸음을 쫓기 위해 밤마다 과자를 먹거나 음료수를 마신다. 특히 ‘빙그레’제품을 좋아하던 최씨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생각에 빙그레 주식을 살펴봤다. 그러나 최씨의 기대와 달리, 주가는 1년간 제자리였고, 상승장 속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었다. 최씨는 평소 쓰레기통에 수북이 쌓여있던 옥수수수염차 페트병과 비타500 드링크 병을 떠올렸고, 대신 ‘광동제약’주식을 사서 쏠쏠한 재미를 봤다.

박문광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상 생활 속에서 제품 판매율이 좋거나 질이 우수한 제품을 파는 기업을 유심히 봐두는 것이 지혜로운 투자의 첫걸음”이라고 조언했다. 박 연구원은 또 “무턱대고 주식을 사기보다 평소 봐뒀던 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 국내외 성장성을 고루 평가해야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생활 속에서 투자 노하우를 찾기 위해서는 생활문화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그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유행이나 주변의 변화를 놓치지 않고 투자에 반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수진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