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talks’. ‘돈이면 다 된다’는 뜻의 영어속담이다. 요즘 글로벌 대학의 전제조건을 따지다 보면 결국 ‘Money talks’로 귀결된다. 그래서 대학 총장들은 하나같이 재정확충을 위해 정부 지원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또 대학 발전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동문과 기업의 협조를 구하는 등 기금 모금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다. 대학의 국제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재정확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연구시설을 늘리고 교수진을 보강하고 학생들의 글로벌 활동을 지원한다는 것은 돈을 투자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 대학가에서는 중장기적 글로벌 플랜 아래 ‘기부금 모금’이 최대 화두로 부상했다.

◆ 기금 모금 캠페인 한창 = 한국외대는 ‘여러분의 학교사랑이 외대를 세계적 대학으로 키웁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발전기금 모금을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선포식을 한 ‘외대가족 등록금 한번 더 내기’ 캠페인은 대학평가기준 세계 100위권 내 진입과 1000억원 모금이 목표다. 이 기금은 서울캠퍼스 확장, 용인캠퍼스 첨단화, 사이버캠퍼스 글로벌화를 위해 투자될 예정이다. 지난 4월까지 모두 661명의 교직원, 동문, 학부모, 일반인 등이 참가해 30억5500만원을 모았다. ‘외대사랑 ARS’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999년 11월부터 시작해 지난해까지 모두 2만3400명이 참여, 1억1700만원이 모였다.

한국외대 권석균 연구대외협력처장은 “교육재정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해외·지역 동문회 등의 지원이 활성화돼 발전기금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도 발전기금 모금 전략을 짜며 세가지 슬로건을 내놨다. ‘Global Excellence’(학문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Social Impact’(사회적 역할 확대), ‘Foundation for Transformation’(대학의 근본적 개혁을 위한 토대 마련)이 그것. 지난해 9월부터 졸업 동문 및 대학(원) 재학생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팀(현재 10명)을 구성, 이른바 ‘서울대 발전기금 모금팀’이 기금모금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기부자 예우 프로그램’도 강화할 예정인데, 고액기부자에게 서울대병원 강남건강검진센터의 주기적 건강검진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서울대 김성윤 발전기금 모금팀장은 “현재 서울대 재원은 국고지원과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지만 수년간 증액되지 않아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하버드 등 해외명문대의 경우 모금에 의해 형성된 재원이 전체의 20%에 달하지만 현재 서울대는 5~8%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모교 사랑’ 기부자 모임 = 연세대는 올해 들어 ‘연세사랑 기금모금 릴레이’를 시작했다. 오는 2010년까지 10만명이 매월 1만원씩 10년간 참여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 동문, 학부모, 지역사회 등으로 확산시켜 새로운 기부문화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물론 2010년까지 세계 50위권 대학으로 진입하기 위한 초석마련이 주된 목표다.

지난 1월부터는 ‘연세사랑 기부자 모임’을 뜻하는 ‘Yonsei Presidential Club’도 결성됐다. 현재까지 80여명의 회원이 모였는데, 연간 1000만원 이상 기부자들이 학교발전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연세대 박영렬 대외협력처장은 “대학이 글로벌경쟁력을 갖추려면 기업과 사회의 재정지원이 선행돼야 한다”며 “특히 사립대의 경쟁력은 곧 ‘돈’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해외 저명 재단을 상대로 모금활동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강대는 동문인 김호연 ㈜빙그레 회장이 지난 4월 ‘빙그레 글로벌 기금’ 20억원을 출연해 재학생들을 해외 최고 수준의 대학으로 파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키로 했다. 이로 인해 올해 첫 프로그램 대상자로 선발된 학생 13명이 이번 여름방학 동안 미국 하버드대, UC버클리대, 스탠퍼드대 등에서 공부하게 됐다.

조민진기자 wayto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