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교생들의 여름방학이 찾아왔다. 한여름 태양보다 ‘교육열’이 더 뜨거운 사회에서 ‘방학’은 학부모들이 오히려 자녀교육에 신경을 가장 많이 쓰는 시기다. ‘우리 아이의 여름방학 캠프는 어디로 정할까’, ‘해외어학연수는 어떤 프로그램이 가장 효과적일까’, ‘저렴한 비용으로 최대의 학습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등 각종 고민으로 부모들의 머리가 무거워지는 때이기도 하다. 학부모가 자녀들에게 교사 못지 않은 훌륭한 ‘학습 가이드’가 돼 주기 위해 필요한 지침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각종 체험캠프, 해외연수, 그리고 교육청 및 일선 학교의 방학 프로그램의 최신 트렌드와 올바른 선택법을 살펴본다.

◆체험 캠프 = 인터넷 캠프 정보 사이트인 ‘캠프나라’(www.campnara.net)가 최근 754명의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소 60% 이상의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이번 방학때 1, 2군데의 캠프에 보낼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학 캠프 선호도 조사에서는 ‘인성·리더십 캠프’(20%)와 ‘역사·문화 캠프’(15%)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캠프나라 김병진 사무국장은 “요즘은 전체 90% 이상의 가정에 1, 2명의 자녀가 있을 뿐”이라며“아이들을 다방면에서 앞설 수 있는 리더로 키우려는 부모들의 바람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이들이 ‘가족캠프’(27%)를 가장 선호하는 것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김 사무국장은 “방학 때 만이라도 부모, 형제·자매와 함께 하고픈 아이들의 소망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자녀 캠프 보내기 열풍에 동참하는 학부모들은 무엇보다 ‘자녀의 관심’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김 사무국장은 말했다. 행여라도 부모의 욕심으로 영어, 과학 등 자녀가 싫어하는 캠프를 신청할 경우엔 아이들이 쉽게 흥미를 잃고 무리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등 심지어 ‘대인기피 현상’까지 보일 수 있다는 것. 김 사무국장은 “소극적 성격을 가진 아이들을 ‘극기 캠프’ 등으로 보낼 경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니 차라리 ‘인성캠프’를 선택하라”며 “지나치게 산만한 아이라면 ‘예절캠프’나 ‘집중력 캠프’가 도움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해외 어학연수 = 중·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최근 특목고 진학, 아이비리그 명문대 입학 등 뚜렷한 목적 하에 해외연수를 실행하는 이른바 ‘관리형 유학’이 뜨고 있다. 이는 해외연수지에서 학생들의 생활관리, 방과 후 학습 지도까지 포괄한 유학 프로그램을 총칭하는 것이다.

유학전문기업 ‘iAE 유학네트’에 따르면 올해는 관리형 유학 프로그램의 경우 예년에 비해 2~3배 이상 많은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iAE 유학네트에 따르면 영어특기생, 특목고·해외 명문고, 아이비리그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초등생의 경우에도 ‘시험대비 집중과정’을 밟기 위해 해외연수를 신청하는 일이 많다.

iAE 유학네트의 서주연 차장은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출국하기 전 영어문법이나 필수 단어 정도는 학습하도록 지도해 기본기를 쌓게 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또 “‘외국인 친구 3명 사귀기’, ‘iBT 토플 시험보기’ 등 일정한 목표를 정해두고 연수 후 목표 달성 여부를 체크할 수 있어야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청 프로그램 = 서울시교육청이나 각 지역교육청에서도 여름방학을 맞아 다양한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에서는 서울시내 고교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논술캠프’(7월20~21)를 실시한다. 시교육청에서는 새터민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새터민학생 계절학교 캠프’를 열고 새터민학생들의 교과보충학습 및 체험활동을 돕는다.

각 지역교육청의 영재교육원에서도 방학기간 ‘수학’, ‘과학’ 등 영재캠프를 집중 실시해 학생들의 영재성을 육성할 계획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기 중에 이뤄지기 어려운 현장체험학습 등의 교육을 방학 캠프를 통해 보완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조민진기자 wayto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