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을 하루 앞둔 4일 오전. 강원 평창군 시내는 아직까지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였다. 그렇지만 거리 곳곳에 걸려있는 ‘꿈은 이루어진다. 2014 완벽한 승리를 위하여’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기원 파격 대세일’ ‘평창, 꿈꾸는 이름이여!’ 같은 현수막과 명예 홍보대사인 김연아 선수의 모습이 담긴 깃발, 연 등에서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노리는 평창군민들의 소망을 엿볼 수 있었다. 4년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벤쿠버에 빼앗겼던 평창군민들은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지난번 탈락이후 4년동안 많은 것을 준비한 만큼 이번에는 꼭 성공할 것”이라며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평창종합시장 번영회 총무를 맡고 있는 김국성(53)씨는 “평창이 유력하다는 뉴스가 계속 나와 기분이 좋다”며 “이런 분위기라면 예전에 평창을 지지했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이 또 투표하지 않겠느냐”라고 기대섞인 분석을 내놨다. 김씨는 “유치에 성공하면 깜짝 세일을 해서 주민들과 기쁨을 함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평창 토박이라는 택시기사 박용진(50)씨도 “요즘엔 승객들과 함께 올림픽이 열리면 여러 가지로 나아지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면서 “발표 시간(5일 오전 8시)에 근무를 해야 할 수도 있지만 라디오를 들어서라도 결과를 꼭 내 귀로 듣고 싶다”고 말했다. 시계가게를 운영하는 이모(62)씨는 “평창 사람 치고 유치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올림픽 개최지가 되면 도로 등 기반시설이 훨씬 좋아질 걸로 믿는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발표시간이 다가오면서 동계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는 행사가 평창군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동계올림픽 인터넷 서포터스인 동사모(동계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평창지부장 최태두(44)씨는 이날 지역 스키선수 학부모 10여명과 함께 오대산 지장암에 가서 유치를 기원하는 불공을 올릴 예정이다. 또 오후 4시에는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며 2014㎞ 국토 대장정을 마친 도암면 주민 5명을 위한 환영대회도 열린다. 최씨는 “과테말라에 가서 응원하고 싶었지만 우리 고장에서도 준비할 일이 많아 남았다”면서 “4년 전과 달리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 위해 열심히 불공을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9시에는 평창군 봉평면 휘닉스파크에서 마야, 테이 등 인기가수들이 참가하는 전야제 행사가 열린다.

D데이인 5일은 새벽부터 평창군청 앞에서 주민들과 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2014 동계올림픽 유치기원 한마음 행사’가 시작된다. 오전 6시부터 열리는 이날 행사는 유치기원 걷기대회, 비보이 공연, 전자현악 공연 등으로 이뤄진다.

평창중 2학년인 우지혜(15)양은 “이날 하루 등교시간이 늦춰져 있어 행사에 꼭 참여할 생각”이라며 “평창이 이번에는 꼭 개최지로 선정돼서 많이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창 교육청 관계자는 “오전 8시쯤 개최지가 발표되는데 평창이 선정된다면 아마 이날 수업은 진행하기 힘들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평창 = 홍주의기자 impr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