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이 29일 막판 조율 끝에 타결된 것과 관련, 정치권은 “대체적으로 무난한 협상”이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실익이 추가된 협상”으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통합민주당은 “아쉬운 부분도 있으나 대체로 양국간 이익균형이 유지된 무난한 추가협상”이라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 한·미 FTA 협정문안을 의결한 자리에서 “협상 과정에서 명분을 살릴 만한 실익이 추가됐다”고 전제한 뒤, “노동·환경 관련 부분은 국제적 규범과 한국이 지금 가지고 있는 규범에 비춰봐서도 원칙적으로 당연하고 지향해 나가야 할 조항이다”고 말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특히 노 대통령은 “무역과 투자에 있어 구체적인 영향 또는 피해가 발생한 것이 입증될 때에 한해 분쟁절차 회부가 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했다”면서 “협상 과정에서 1차적으로 실익을 따졌고, 둘째로 그것이 갖는 명분상의 균형을 충분히 검토했다. 실리와 명분에 있어 크게 어긋남이 없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한·미 FTA 추가협상에서 양국의 이익 균형이 크게 깨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아쉬운 부분도 있을 것이나, 한·미 FTA는 전체적으로 국익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또 “양국은 모두 국회비준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함으로써 신통상시대를 열어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호중 열린우리당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정부측의 잠정보고에 따르면 국제적 기준에 맞게 환경·노동 분야 규제가 강화되고 기본권을 확대한 것은 적절한 일이라고 본다”면서 “다만 이 사안이 무역분쟁의 요건이 되거나 국내의 논란 사항이 양국간 정치적인 문제로 비화하는 사태가 없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형일 통합민주당 임시대변인은 “발표된 대로라면 추가협상이 원만하게 이뤄졌고, 우리 국익에 큰 손실을 가져온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그러나 김형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재협상은 절대 없을 것이라던 정부가 미국의 요구에 재협상을 받아들인 것은 국민을 기만한 것”이라며 “추가협상 내용에서 신통상정책에 따른 미국의 요구를 다 받아들였다고 한다. 졸속도 이런 졸속이 없다”고 비판하며 한·미 FTA 타결 원천무효를 주장했다.

박수균기자 freewi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