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이 조합원 대다수의 파업 반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28일 파업을 강행하자 노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지도부 비판과 파업 철회를 촉구하는 글이 쇄도했다.

일부 파업 찬성의 글도 있었지만,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훨씬 압도적이었다.

문화일보가 6월28일자 5면에 보도한 현대차에 입사한 지 18년차인 판매 카마스터라고 밝힌 ‘대발이’라는 이름의 노조원은 28일 전체파업이 끝난 뒤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과반수 이상이 반대하면 (파업을) 그만두어야지요. 안 그렇습니까?”라며 “그게 그나마 지금의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는 “파업 철회, 향후 명분없는 파업 금지 발표하세요. 제발요”라고 글을 맺었다.

‘문제해결’이라는 이름의 조합원은 ‘현대차 노동조합이 죽음의 길을 선택했습니다’라는 글을 통해 “현대차 노조는 조합구성원들인 조합원들의 마음을 헤아리기보다는 금속노조에 충성하는 길을 택했다”며 “진정 누구를 위한 조합인지,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 조합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파업강행으로 현대차 노조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며 “미우나 고우나 현대차를 사랑하고 아끼던 국민들이 현대차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제 현대차는 내수판매에서 손을 들어야겠지요”라며 “아무리 차를 만들어도 국민이 외면하면 팔 길이 없어지니까요”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대차 노조에 기대할 게 없을 것 같다”며 “현대차 노조를 애도한다”고 글을 맺었다.

‘조합원’이라는 이름의 조합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막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은 뒤 “하기 싫은 파업으로 조합원의 갈등 증폭을 어떻게 감당하시려고… 현차 노조는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를 탈퇴하자”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다음 선거’라는 이름의 조합원은 ‘차기 집행부 후보님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렇게 공약하세요. 1. 정치파업은 안 하겠습니다. 2. 민노총, 금속노조 탈퇴하겠습니다. 3. 꼭 필요한 파업이라면 조합원의 복지, 권익과 고용안정을 위해서만 하겠습니다. 4. 파업은 반드시 합리적 의사결정과정을 거치겠습니다”라며 “이런 공약이면 당선됩니다. 확신합니다. 변합시다. 현차 노조여”라고 밝혔다.

‘금속노조 탈퇴하자’라는 이름의 조합원은 “우리가 왜 볼모가 돼야 하고 파업을 해야 합니까”라며 “(금속노조를) 탈퇴하고 민주적인 노조 집행부로 바꿉시다”고 말했다.

조해동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