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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경으로 술안주 분석해본적 있으세요?”

먹고 살기 위해 무작정 시작했던 포장마차를 어느 기업 못지 않은 사업체로 키운 사람이 있다. 서울 이태원에서 소문난 해산물 전문포장마차 ‘버들골 이야기’의 문준용(46)대표. 유아용품 공장을 운영했던 그는 외환위기 당시 회사가 쓰러진 뒤 무작정 포장마차를 열었다. 경험도 없고 노하우도 없는데 손님이 찾아올리 없었다. 그는 무턱대고 고수들을 찾아 나섰다. 우동요리 전문가에게 찾아가서는 무릎을 꿇고 요리법을 알려달라고 빌어 보기도 했다. 그런데 요리비법은 커녕 “돈부터 내라”는 빈정섞인 말에 좌절하고 돌아와야 했다.

“눈물이 저절로 흘러내리더군요. 그리고 결심했죠. 내 손으로 반드시 성공해서 후에 아무런 대가 없이 전수해주자….”

그는 소문난 포장마차나 맛집을 찾아 다니며, 안주 연구에 몰두했다. 맛있는 안주는 포장해서 집에 들고와서 현미경까지 동원해 비법을 알아내려고 노력했다.

이런 노력끝에 그가 발견한 비법은 바로 ‘정성’이었다. 그는 “안주를 만드는 요령이나 경영방침도 필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정성이 부족하면 고객은 멀어지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말한다. 그는 사업장을 ‘고객과 함께 만들어 가는 곳’으로 생각한다. 그는 포장마차 한쪽에 안주를 재미있게 표현한 시 20여가지를 붙여 놓았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고객들도 직접 자신의 의견과 이야기를 담은 댓글을 매장 곳곳에 붙여 놓았다.

그는 창업자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중 하나로 ‘점주의 자생능력’을 꼽는다. 그래서 점포를 오픈하기 전에 철저한 교육을 통해 생존력 강한 장사꾼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브랜드 이미지는 본사가 만들더라도 브랜드 관리는 점주가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버들골이야기’에서는 20일 동안의 요리 교육과 10일동안 ‘고객에게 마음으로 다가가는 훈련’을 실시한다. 이런 과정을 통과하지 못하면 가게 오픈도 당연히 늦춰진다.

그는 “버드나무처럼 묵묵하게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마지막 목표”라며 “‘버들골이야기’가 예비창업자에게는 희망을, 고객들에게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되는데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들골이야기의 창업비용은 15평 기준(점포비 제외), 2900만원 정도다. 02-529-2615

방승배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