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프로야구는 기대 이상으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12일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지난해보다 관중이 23%나 증가했다. 10일 우천으로 두산 - 한화의 잠실경기가 취소됐고 문학구장에 비가 흩날리는 궂은 날씨가 이어진 것을 고려한다면 23% 증가의 의미는 더 커진다.

지난해와 무엇이 달라졌기에 관중들이 야구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일까. 우선 팬들의 입장에서 볼거리가 풍성해졌다는 걸 들 수 있겠다. 해외파가 대거 복귀했고, 전력의 차이가 크지 않으며, 각 구단이 흥미 있는 팬 서비스를 실시하기에 팬들이 야구장으로 돌아온 것이다.

해외파의 대거 복귀는 스타 부재에 허덕인 프로야구를 살리는 계기가 됐다. 롯데의 최향남과 송승준, LG의 봉중근, 두산의 이승학, 삼성의 채태인이 정상적으로 등판하고 메이저리거였던 최희섭마저 KIA에 합류하게 되면 해외파 복귀의 효과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해외파 복귀는 국내야구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네들이 보고 배웠던 미국의 선진야구를 이젠 동료가 된 선후배들이 또 보고 배우기 때문이다.

해외파가 복귀하고, 각 구단이 겨울철 내내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했기에 8개 구단은 전력평준화를 이루게 됐다. 이는 매 경기 예측불허의 짜릿한 승부로 연출돼 팬들의 구미를 더욱 당긴다. 삼성, 한화, SK가 3강으로 분류되지만 필자는 약팀과 강팀을 쉽게 구분할 수 없다. 올시즌엔 물고물리는 치열한 순위다툼이 예상된다고 하겠다.

롯데가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건 400만 관중을 모시겠다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목표 달성을 위해 무척 바람직한 일이다. 롯데, 부산 팬들의 야구 사랑은 그 깊이를 모른다. SK는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인 스포테인먼트를 펼쳐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고 LG는 프로야구 원년 서울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김재박이 돌아왔다’라는 카피로 서울 올드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처럼 각 구단이 인기를 얻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건 무척 바람직한 일이다. 그래서 올시즌 프로야구는 더욱 재미있어졌다.

구경백 대한야구협회 홍보이사 www.gbk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