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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15일 문화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찬성(44.2%)과 반대 (43.7%)의견이 불과 0.5% 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찬반여론의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한·미 FTA에 대한 여론의 추이를 보면, 한·미간 협상의 경과에 따라 여론이 달라지는 양상을 볼 수 있다. 지난해 7월 한·미 FTA에 대한 의견은 찬성(33.2%), 반대(62.1%)로 여론의 반감이 강했다.

이후 여론이 반전되기 시작했고, 지난 2월21일 조사에선 찬성의견(48.3%)이 반대의견(44.8%)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그러나 찬성 여론은 불과 한 달만에 44.2%로 약세를 보이며 반대여론과 각축을 벌이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그렇듯 힘을 얻어가던 한·미 FTA 찬성론이 왜 기력을 잃었을까. 그 대답은 실무협상 막바지에 표면화한 정부의 협상력에 대한 평가에서 찾을 수 있다. 정부의 협상태도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서 ‘미국의 요구에 끌려 다니고 있다’는 응답이 70.8%로 ‘우리나라의 이익을 관철하고 있다’는 응답 20.0% 보다 월등히 높았다. 정부가 ‘믿지는 장사’를 하고 있는 인식이 찬성여론의 상승세를 꺾어놓았다는 분석이 가능한 것이다. KSOI가 지난 12일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우리나라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될 때까지는 체결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74.6%로 ‘이미 충분히 논의가 되었으므로 빠른 시일내에 체결한다’는 응답 23.1% 보다 압도적으로 높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대통령 4년 연임제’개헌안을 올해 처리하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선 여전히 부정적인 여론이 많았다. ‘차기 정부에서 개헌해야 한다’는 의견이 64.4%로 ‘노대통령 임기 내에 개헌해야 한다’는 의견 26.8% 보다 훨씬 높았다. 두달 전 조사와 비교해도 거의 변화가 없는 수치이다.

‘4년 연임제 개헌’자체에 대한 평가에선 찬성의견이 49.3%로 반대의견 44.1%보다 다소 우세했다. 하지만 찬성 의견은 두달 전 조사 때 54.4%에 비해 5.1%포인트 떨어진 것이고, 반대 의견은 큰 변화가 없었다.

최근 협상이 진행중인 대북 지원 문제에선 ‘북한의 태도 변화를 봐가며 상호주의를 견지해야 한다’(85.3%)는 의견이 ‘평화유지 비용으로 보고 조건없는 지원도 무방하다’는 의견(13.6%)을 압도했다. ‘상호주의 견지’의견은 지역, 연령, 계층을 막론하고 ‘조건 없는 지원’의견 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상호주의 견지’의견은 대구·경북, 한나라당 지지층에서 높은 반면 ‘조건없는 지원’의견은 호남지역, 열린우리당·민노당 지지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오승훈기자 osh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