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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수지 지역 ‘백화점 3사’의 ‘3색 대응’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달말 신세계백화점과 롯데의 죽전점 오픈과 애경의 삼성프라자 분당점 인수로 본격적인 혈투가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영업허가만 기다리고 있다”며 대대적인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는 반면 애경은 “‘며느리도 모르게’ 인수를 끝낸다”는 전략이다. 롯데 분당점은 가장 먼저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를 끝내고 긴장속 결전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9일 “아직 죽전점 영업허가가 나지 않아 구체적인 시점을 밝힐 수는 없지만 3월말 오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신세계 죽전점은 지하 4층~지상 10층 규모에 9층 짜리 별도 주차동으로 이뤄졌고 매장면적만 1만3200평으로 삼성플라자(1만696평) 보다 약 2500평 넓다.

신세계 죽전점과 분당에 위치한 삼성플라자, 롯데백화점의 충돌은 필연적이다. 오는 8월 죽전역 개통으로 세 백화점은 지하철역 6개를 사이에 두고 모이게 된다. 신세계는 수원까지 아우르는 광역 상권을 노리고 있지만, 당장 타겟이 되는 곳은 소비능력이 높은 50대 인구가 밀집한 분당·수지다. 죽전점이 외형상 강남점과 가장 비슷하다는 점도 이러한 특성을 감안한 결과다.

신세계는 초반 기선 제압을 위해 오픈과 동시에 대대적인 이벤트를 펼치는 한편, 별도 세일도 준비 중이다. 신세계 본점 개장으로 한껏 달아오른 기세를 이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15일 삼성물산과 삼성플라자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애경은 3월말 경영권을 완전 이양받지만, 모든 작업을 ‘티 나지 않게’ 진행하고 있다. 단일 점포별 매출액 규모로는 ‘빅5’에 들어가는 대형백화점의 주인이 바뀌는 데도 그 흔한 세일이나 이벤트를 벌일 계획 조차 없다. 삼성플라자 이름과 로고 등도 당분간 그대로 둔다.

이같은 전략은 삼성플라자의 기존 위치를 굳이 흔들 필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플라자 매출은 약 5600억원, 매장 면적이 15% 가량 작은 롯데 분당점은 약 3300억원이었다. 애경측은 “당분간 건물 외형부터 쇼핑백까지 변하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플라자와 신세계 죽전 사이에 위치한 롯데 분당점은 130억여원을 들인 대대적인 리뉴얼공사를 마쳤다. 롯데 분당점은 공사를 통해 매장면적을 9400평에서 9700평으로 늘렸고, 5층에 있던 식당가를 식품매장 아래층인 지하 2층으로 내렸다.

김재곤기자 k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