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 우 대결이 한창인 프랑스 대선전에 다크호스가 나타났다. 이달들어 지지율이 껑충 뛴 중도파 정당 프랑스민주동맹(UDF)의 프랑수아 바이루(55) 당수가 오는 4월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BBC방송이 21일 보도했다.

바이루는 최근 여론조사들에서 지지율 14~17%를 기록, 집권우파 후보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과 사회당 등 좌파 연합의 세골렌 루아얄 후보에 이은 3위를 차지했다. ‘고정지지층’을 자랑하던 극우파 장 마리 르펜은 4위로 밀렸다. 바이루의 부상은 주류 정치인들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의 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루아얄 지지층 상당수가 바이루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됐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루가 결선에 진출할 경우 사르코지, 루아얄 어느 쪽과 맞붙든 4~8% 차이로 승리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남서부 베아른의 농가에서 태어난 바이루는 다섯 자녀를 둔 가톨릭신자로, ‘평범한 프랑스 가장’의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다. 교사 출신으로 1980년 정계에 입문했으며 1993~1997년 교육장관을 지냈다. 지금도 농사를 ‘겸업’하며 트랙터를 몰고다니는 모습으로 유권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선 정당에 관계없이 적절한 인물을 기용하는 대연정 구성 등을 공약해 호응을 얻었다. 오는 4월22일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5월6일 2차 투표가 실시되는데, 외신들은 아직은 바이루가 결선에 오를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지지율 상승세로 보아 뜻밖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구정은기자 koj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