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물밑 선교를 전개해 온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하나님의교회·WMC)가 최근 중앙 언론들을 상대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완공한 역사관을 공개하는 등 외부 홍보를 크게 강화하고 나섰다. 하나님의교회 김주철 총회장은 지난 12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WMC빌딩에 기자들을 초청, 급격하게 성장 중인 이 교회를 소개한 것에 이어 이 건물 4층에 첨단시설로 완공한 역사관을 공개했다. 1948년 안상홍이 처음 설립, 안상홍증인회로 알려졌던 이 교회는 신·구약을 경전으로 삼으면서도 안상홍을 재림 그리스도, 장길자를 하나님어머니로 신앙하고 안식일과 유월절을 지키는 등 기성교회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성경 해석과 교리 체계로 주류 기독교로부터 이단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1985년 안상홍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만 해도 소속 교회 10여개로 미미하던 교세는 당시 약관 20대로 총회장을 맡은 김주철 목사가 공격적인 선교에 나서면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이 교회에 따르면 2006년 말 현재 소속 교회 수는 국내에만 400여개에 이르며, 해외 120개국의 크고 작은 교회에서도 선교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국내외 등록 신자수는 모두 82만여명이나 되며, 해마다 수백~수천명의 해외 신자들이 한국을 찾고 있다고 한다.

하나님의교회는 특히 가톨릭 세계 조직을 방불케 하는 일사불란한 조직과 자금 및 인원 동원력으로 최근 경기 성남시 분당 신도시 중심부에 12층짜리 최신식 총회본부 건물(WMC빌딩)을 신축하고 충북 옥천과 영동 등지에 대규모 연수원을 개원, 교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또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를 비롯해 태풍이나 폭설 등 재해나 재난이 있을 때는 대규모 인원이 구조 및 봉사활동에 나서며 교단 이미지 개선에도 노력해 왔다. 이 밖에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과 아·태장애인경기대회에 연인원 3만8000명,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연인원 8만7000명이 각각 서포터스 활동에 참가, 대통령 표창과 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교세가 커졌으면서도 신흥종교에 흔한 교주나 교역자, 신도 사이에 재산이나 성문제 등을 둘러싼 스캔들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나님의교회가 자신들을 이단으로 공격하는 주류 기독교의 반발을 모르지 않으면서도 언론을 상대로 한 홍보를 강화하고 나선 것은 이같은 성취에 따른 자신감과도 관계가 없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19세기 초 조지프 스미스가 설립한 이래 주류 기독교의 격심한 탄압을 받으면서도 꾸준한 선교와 이미지 개선 노력으로 미국 주류사회 진출에 성공하고 전세계에 1000만 이상의 신자를 확보한 ‘예수그리스도 후기성도교회(모르몬교)’의 성공 사례도 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주철 총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1948년 창설 이후 지금까지 하나님의교회는 ‘이웃을 내몸처럼 사랑하라’는 가르침에 따라 이웃 사랑의 가치를 실천하는 일에 앞장서며 초대교회 신앙의 뿌리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제 우리 교회를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때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일시적으로 교세 확장에 성공한 신흥 종교의 대다수가 교주나 유력 지도자의 사망 이후 종권과 재산 분쟁 등으로 급격하게 세력이 위축된 전례에 비춰 하나님의교회가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넘어온 산보다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훨씬 많은 것으로 보인다.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