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3월2일 서울에 있는 상가 건물을 보증금 5000만원에 1년간 임차하기로 계약을 맺고 고깃집을 운영중이던 홍길동씨는 올해초 갑작스레 임대인으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투자비용을 회수하기 위해서라도 재계약을 해야만 하는 홍씨는 다른 점포를 찾기도 마땅치 않은 상황. 홍씨는 이대로 쫓겨날 수밖에 없는 것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 경우에는 계약 해지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2002년 11월1일 시행에 들어간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의하면 ‘상가 임차인이 건물의 인도(입점)와 사업자 등록을 신청한 때에는 그 다음날부터 제3자에 대해 임차권을 주장할 수 있고,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전 6개월부터 1개월 안에 계약 갱신을 요구하는 경우 최초에 계약한 임대차 기간을 포함해 전체 임대차 기간이 5년을 초과하지 않을 경우에는 정당한 사유없이 이를 거절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상가 임차인의 계약 갱신 요구권은 사회·경제적 약자인 상가임차인의 임대차 존속 기간을 일정 기간의 범위 내에서 보장해 줌으로써 임차인의 경제생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인정된 권리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후 임대차 계약의 체결 및 사업자 등록신청을 한 홍씨는 임차보증금액이 서울지역 적용한도인 2억4000만원을 넘지 않아 이 법의 적용을 받는 상가임차인에 해당한다.

따라서 홍씨는 3회 이상 월세를 연체한 사실이 없다면 2011년 3월1일까지는 임대차계약을 갱신할 수 있다.

다만 임대인은 재계약을 할 때마다 보증금의 12%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증금의 인상을 요구할 수 있다.

홍순재 법무법인 평로 변호사·㈔한국창업컨설팅협회 고문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