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는 온누리에 화해와 평화, 상생의 기운이 가득하기를 소망해 봅니다. 중동지역에 평화가 찾아들고 북녘 땅에서는 기아와 핵물질이 사라지기를 기원합니다. 현재 우리 사회 각계각층에 만연해 있는 증오와 저주의 갈등관계가 한층 잦아들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지성인들과 심지어 사회원로들마저 입만 열면 저주의 말들이고, 글을 쓰면 증오의 문장들인 시대병도 제발 사라졌으면 합니다.

새해 대선을 계기로 정파성과 이념과잉인 사이비 위장시민운동 역시 마침표를 찍었으면 싶습니다. 경위야 어떻든 성직자들이 삭발을 한 도하 각 언론의 스냅사진은, 다른 한편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며 사랑과 나눔을 통한 인류구원과 생명존중, 그리고 원수마저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정신을 높이 찬양하는 삭발승들의 웃는 모습과 너무 극명하게 대조됩니다. 삭발의 의미가 종교집단 간에 이렇게 하늘과 땅 같은 차이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요. 욕심인가요. 정의감인가요.

또 새해는 우리사회에 제발 “개발” 타령이 줄어들고, 건강·생명·환경·복지·민생 이야기가 주된 화두가 되기를 염원합니다. 경제개발, 균형발전이라는 미명 하에 벌어지는 전국토의 투기확산을 막아야겠고, 자유시장경제 원리가 민생과 복지문제를 깔아뭉개는 도구가 되어서는 아니 되겠습니다. 자유무역의 기치 아래에 재미 보는 계층은 따로 있고 피해 보는 계층이 양산되는 이중구조도 바로잡아야 한다. 경제도 살고 생명·환경도 살리며 민생이 꽃피는 그러한 사회건설이 진정한 우리 삶과 국가 및 기업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김성훈 상지대 총장·경실련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