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일본은 올해 화려하게 출범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수명을 결정짓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취임 3달 만에 지지도가 하락하고 있는 아베 정권이 내년 7월 열리는 참의원 선거에서 어떤 결과를 내느냐가 핵심 변수다. 여기서 여당이 승리할 경우 아베 정권의 기반은 단단해지고 ‘장수 정권’으로 향하는 길을 열게 된다. 반면 패배하면 자민당 내에서 총리 교체 논의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지난해 회복을 선언한 일본 경제가 성장세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을지도 아베 정권의 향방을 가름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참의원 선거에 ‘총력’ = 내년에 선출되는 일본 참의원은 전체(240명)의 절반인 121명. 이 선거에서 자민당과 공명당 연립정권이 지금보다 15석을 잃으면 과반이 무너지게 된다. 자민당이 최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정권 하에서 당을 떠났던 무소속 의원 11명을 불러들인 것도 탄탄한 지역 기반을 갖고 있는 이들을 이용해 참의원 선거를 승리로 이끌겠다는 계산이 담긴 것이다.

이에 따라 아베 정권은 참의원 선거가 열리는 여름까지 과도한 정책 변화를 자제하고 선거준비에 총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애국심 교육’을 강조하는 교육기본법 개정과 방위청의 방위성 승격 등을 이뤄낸 아베 정권은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본격적으로 ‘강한 일본’을 내세우며 평화헌법 개정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북 강경파’로서 북한 핵실험 이후 대북 제재를 주도하고 있는 아베 총리의 외교정책도 힘을 받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6자회담 등을 통해 북핵사태에 평화무드가 조성될 경우 아베 정권의 외교적 입지는 좁아질 우려도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내다봤다.

◆ 경기확대 지속도 관건 = 일본 정부는 2007년도 국내총생산(GDP) 실질성장률을 2.0%로, 명목성장률을 2.2%로 전망하면서 내년에는 15년 가까이 일본경제를 짓눌렀던 디플레이션에서도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에서 출발한 경기확장세의 불씨가 가계소비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일본내각부는 지난 25일 발표한 경제평가 보고서에서 “일본 경제가 기업 실적 호조에 힘입어 견조한 확장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민간 소비가 여전히 부진해 향후 경제 성장의 방해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내년 1월부터 당장 소득세, 주민세 감면혜택이 없어지면 가계의 소비심리는 더욱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일본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인구의 ‘소자(少子) 고령화’를 어떻게 타개해 나갈 것인가도 문제다. 일본은행(BOJ)은 최근 내놓은 2007년 경기전망 보고서에서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부문에서 구조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영희기자 misquic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