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 하긴 했는데….’ 4세대(G)이동 통신인 와이브로(WiBro)의 국내외 확산 행보가 ‘나무늘보’만큼이나 더디다. 국내에선 상용화 6개월이 넘었지만 가입자가 2000명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삼성전자와 계약을 맺은 베네수엘라 등의 상용화 일정도 계속 미뤄지고 있다.

반면 노키아, 인텔, 모토로라 등은 한국을 추격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와이브로는 국내에서 지난 6월부터 세계 최초 상용화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그러나 현재 KT의 가입자가 1300명, SK텔레콤은 427명에 그치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와이브로를 서비스하고 있는 두 회사 모두 현재까지 전국망은 서비스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와이브로가 발 빠르게 전국상용화가 될 경우 KTF와 SK텔레콤이 내년에 집중 투자할 HSDPA서비스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

기술종주국인 한국에서도 확산속도가 미지근한 셈이다. 정보통신부 통신이용제도팀 관계자는 “빠른 확산으로 와이브로 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내년에 단말기가 본격 출시되면 가입자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와이브로는 무선주파수를 이용해 이동중에도 인터넷사용할 수 있는 4G 기술. 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국가차원에서 개발했다.

그러나 와이브로의 선도적인 상용화를 통해 국제표준(글로벌 스탠더드) 주도권을 잡으려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이에 영향을 받아 해외 상황도 좋지 않다. 1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당초 지난 9월부터 와이브로(해외에선 모바일 와이맥스) 상용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던 베네수엘라가 일정을 내년 3월 이후로 연기했다.

베네수엘라는 삼성전자의 해외 와이브로 최초 계약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장비들이 설치 중에 있고, 계약자체에는 문제는 없어 내년 3월쯤에는 상용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역시 11월 상용화 일정을 내년 4월로 변경했고, 이탈리아도 기존 통신망과 호환이 되는 듀얼밴드 단말기가 없다는 이유로 상용화에 소극적이다.

이런 상황에 해외 경쟁업체들의 기술개발 추격이 만만치 않다. 최근 인텔이 노트북PC에 장착되는 모바일 와이맥스칩을 개발했다.

모토로라는 내년에 모바일 와이맥스 단말기를 출시하면서 남미나 신흥시장에서 모바일 와이맥스 사업을 할 예정이다.

노키아, 소니에릭슨도 관련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와이브로는 특허 장벽이 없는 기술이라 속도에서 밀리면, 시장에서도 밀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승현기자noyom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