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 이후 중국의 대북 압박이 각 분야에서 급진전되고 있다.

중국 내 시중은행들이 대북거래를 잇따라 중단하는가 하면, 단둥(丹東)~평양 간 관광열차 운행과 일반인들의 북한관광도 22일부터 중단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대북 제재의 관건이랄 수 있는 중국의 석유공급 역시 단계적으로 감축할 준비가 끝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이에 따른 북한 고립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20일 중국은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거부하거나 추가 핵실험을 강행하면 수주내로 석유공급을 단계적으로 삭감하는 등 대북 압박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지도부와 석유공급 감축방안을 논의했다는 중국 정부 관리와 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고 중국이 이런 조치를 실제 취하게 되면 대미관계가 돈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아주 강력한 압박 수단 중 하나가 단계적인 석유공급 감축이라면서 중국은 현재 북한 수입 석유량의 80~90%를 국제가격보다 매우 낮게 공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공급가는 알려지고 있지 않지만 석유공급이 실제로 감축되면 이미 흔들리고 있는 북한경제에 심각한 충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아시아판도 같은 날 중국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북한과의 거래 중단에 나서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과한 대북한 제재 결의안에 대한 중국 정부의 실천 수위가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행 단둥지점의 한 관리는 이와 관련, WSJ와의 인터뷰에서 “기업간이든 개인간이든 모든 거래가 중단됐다”며 “이 조치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상하이(上海) 푸둥(浦東)개발은행이나 중국젠서(建設)은행, 중신(CITIC)은행의 관리들은 북한과의 거래 창구를 닫고 있다고 밝혔다.

관광분야에서도 대북 압박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서 단둥과 평양 사이를 오가는 관광열차의 운행은 22일부터 중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또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에 대비해 자국민의 북한 여행을 금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치권에서 금강산관광 중단 논의가 일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인들의 북한 관광이 중단되면 북한의 고립상태는 심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밖에 북·중 교역의 중심 역할을 맡고 있는 단둥지역에서 북한의 핵실험 직후 한때 세관 업무가 중단됐던 것에 이어 또 다른 국경지대의 훈춘(渾春)세관에서도 최근 당국의 조치로 북한에서 반출되는 화물에 대해 방사능 오염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홍콩의 원후이바오(文匯報)가 20일 보도했다.

베이징 = 허민특파원 minsk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