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해마다 늘어나는 노후 헬기로 인해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경찰청과 각 지방경찰청이 보유하고 있는 헬기는 모두 20대. 종류별로는 ▲미국산인 BELL 412(15인승) 3대, BELL 206(5인승) 7대, BELL 212(5인승) 1대 ▲이탈리아산 A109C - MAX(8인승) 2대 ▲러시아산 ANSAT(11인승) 1대, MI - 172(28인승) 2대 ▲국내에서 조립생산된 H - 500(5인승) 4대 등이다.

경찰 헬기는 대테러작전뿐 아니라 인명구조와 산불진화, 시위진압, 교통통제 등 경찰의 각종 작전에 사용되는 중요 장비다.

하지만 20대의 헬기 중 제주청이 보유하고 있는 BELL - 212(1980년 도입) 등 무려 7대가 기령 20년이 넘은 노후 헬기다. 여기에 2007년 1대, 2008년 1대, 2010년 2대 등 해가 갈수록 노후헬기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여서 경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조립생산된 H - 500의 경우 몇년전 단종돼 교체부품을 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관심의 초점은 예산. 헬기의 노후화는 심각해지고 있는데 헬기구입예산 책정이 늦어지고 있어 경찰의 고민이 크다.

지난해에는 아예 교체 예산조차 받지 못했다. 그나마 올해는 예산을 배정받았지만 1대를 구입할 비용에도 이르지 못한다.

경찰청은 구입비용이 100억원에 달하는 미국 등 서방 국가의 헬기 구입을 포기하고 대신 값이 싼 러시아제 헬기 구입을 위해 43억원의 예산을 신청했다.

그러나 실제로 나온 돈은 절반에 불과한 20여억원. 다행히 지난 7월 조달청을 통해 내년 중에 러시아와 11인승 헬기인 ANSAT 1대를 구입하기로 계약을 맺어 한시름을 덜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2007년 계약한 ANSAT 1대와 또다른 헬기 한대를 구입한 뒤 매년 2대씩 교체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면서도 “실제 예산 반영여부는 불투명해 실제 노후헬기들이 언제 교체될지는 알 수 없는 상태”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석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