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실시될 브라질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의 재선가도에 복병이 등장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룰라 대통령이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어 승리를 거둘 것으로 점쳐졌으나, 여성정치인인 엘로이자 엘레나 리마 지 모라에스 카르발류(44) 상원의원이 급부상하면서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24일 전했다.

당초 이번 대선은 룰라 대통령과 제랄도 알키민 전 상파울루 주지사의 2파전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측됐으나, 엘레나 의원은 집권 노동자당(PT) 지지표를 잠식하면서 3파전 양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18일 여론조사기관 다탸폴랴 조사에서는 룰라 대통령이 44%, 알키민 전주지사가 28%, 엘레나 의원이 10%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PT 출신 정치인인 엘레나 의원은 2004년 룰라 대통령의 우경화를 비판하며 탈당, 사회주의자유당(PSOL)을 창당했다. 이후 2년여 동안 각급 선거에 꾸준히 참가하면서 지명도를 높였고, 룰라 대통령의 친 자본주의적 정책을 비판해 지지를 얻기 시작했다. 룰라 대통령은 여전히 국민들의 지지를 얻고 있지만 개혁 부진에 대한 비판 여론도 만만찮다. 엘레나 의원은 ‘선명성’을 내세워 PT에 실망한 유권자들을 끌어모으며 정부의 부패 등을 맹공격하고 있다.

북동부 알라고아스주(州) 출신인 그는 알라고아스연방대학 보건연구소에서 간호사로 일하다 반독재운동에 투신했다. PT에서 활동할 당시에는 트로츠키주의자, 좌익 강경파라는 평판을 얻었다. 1994년 알라고아스주 하원의원을 거쳐 1999년에는 연방 상원의원으로 선출됐다.엘레나 의원의 부상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보고 있는 것은 알키민 전 주지사 측이다.

룰라 대통령의 아성에 밀려 있던 알키민 후보는 최근 엘레나 의원이 10%대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어부지리를 얻을 공산이 커졌다. 룰라 대통령이 엘레나 의원에게 지지표를 빼앗겨 과반 득표에 실패할 경우, 룰라대통령과 알키민 전 주지사가 함께 결선투표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구정은기자 koje@munhwa.com